
정식 운항을 앞둔 한강버스 시승식이 17일 폭우로 취소됐다. 비 예보가 있었던 만큼, 기상 악화 시 시민 불편이 예상된다.
이날 오전 서울 영등포구에서 열린 한강버스 취항 기념행사에는 오세훈 서울시장과 최호정 서울시의회 의장, 선착장 소재지 지역구 국회의원 및 구청장 등이 참석했다. 오 시장은 “한강버스 사업은 정말 우여곡절이 많았다”며 “서울시 사업 중 감사를 받으며 진행된 사업은 처음”이라고 말했다. 이어 “한강버스 출항은 한강 르네상스의 정점을 찍는 역사적인 순간”이라며 “서울시민 삶의 질 향상 관점에서 한강 역사는 한강버스 이전과 이후로 확연하게 나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강버스는 교통 혼잡 완화와 이동 편의성 향상을 위해 도입된 서울시 수상 대중교통이다. 18일 오전 11시부터 마곡–망원–여의도–옥수–압구정–뚝섬–잠실 등 7개 선착장(28.9㎞)을 오간다. 현재 8척으로 하루 14회 운항하며, 일반노선은 편도 127분, 급행은 82분이 소요된다. 추석 연휴 이후인 10월10일부터는 출퇴근 시간 급행노선(15분 간격)을 포함해 왕복 30회(평일 기준)로 늘리고, 10월 말 선박 4척이 추가 인도되면 연내 총 12척, 48회로 확대된다. 요금은 성인 3000원, 청소년 1800원, 어린이 1100원이며, 기후동행카드를 추가 5000원에 사용하면 무제한 탑승이 가능하다. 대중교통 환승 할인은 적용되지만 현금 결제는 불가능하다.

기상 악화가 최대 변수다. 이날 시승식 취소도 폭우로 가시거리가 1㎞ 미만으로 떨어지면서 운항 규정상 중단이 불가피했다. 박진영 서울시 미래한강본부장은 “한강 선박은 시계가 1㎞ 미만일 경우 운행할 수 없다”며 “이런 상황은 드물다”고 설명했다. 서울시에 따르면 지난해에도 시계 불량으로 운항이 중단된 사례는 4~5회, 회당 1시간 이내였다. 태풍이나 팔당댐 방류, 결빙 등까지 고려하면 연간 최대 20일가량 운항이 제한될 수 있다는 게 시의 설명이다.
다만 전날 비 예보가 있었는데도 운항 중단 매뉴얼이나 대체 교통 안내가 홈페이지에 없었던 점, 선착장 접근성이 낮아 대기 인원을 확인하지 못한 채 헛걸음을 할 수 있다는 점은 문제로 지적된다.
시민단체의 반발도 나왔다. 16일 너머서울·서울환경연합 등은 성명을 내고 “2시간 넘게 걸리는 한강버스를 출퇴근용으로 선택할 시민이 과연 얼마나 될지 의문”이라며 “실효성 부재, 예산 낭비, 안전성 미확보, 교통약자 배제 문제까지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사업 전면 백지화를 요구했다.
서울시는 “정식 운항이 시작되면 시민들에게 더 다양한 정보가 제공될 것”이라고 했지만, 기상 악화 시 대체 수단 마련과 선착장 접근성 개선 같은 보완 과제가 남아 있다는 점은 분명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