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터스포츠에 진심’ 토요타가 말하는 더 좋은 자동차 즐기는 법 [현장+]

‘모터스포츠에 진심’ 토요타가 말하는 더 좋은 자동차 즐기는 법 [현장+]

기사승인 2025-09-18 00:00:06
지난 16일부터 1박 2일간 진행했던 '토요타 가주 레이싱 모터스포츠 클래스'. 토요타 제공 

‘운전의 즐거움은 안전에서 시작된다.’ 토요타코리아가 지난 16일부터 1박2일간 강원 인제 스피디움에서 연 ‘도요타 가주 레이싱(TOYOTA GAZOO Racing) 모터스포츠 클래스’ 현장에는 이 같은 메시지가 곳곳에 배어 있었다. 

김형준 한국토요타자동차 이사는 이날 “토요타가 얼마나 모터스포츠에 진심인지를 서킷에서 직접 체험하길 바란다”며 모터스포츠 클래스가 ‘Fun to Drive(운전의 즐거움)’를 함께 나누는 자리라고 설명했다. 이어 “토요타는 창업주 시절부터 ‘모터스포츠를 통해 더 좋은 차를 만든다’는 철학을 이어왔다”고 덧붙였다
 
프로그램은 기초 이론 교육부터 실제 주행까지 단계적으로 구성됐다. 슬라럼, 코너링 브레이킹, 레인 체인지 등 세 가지 기본 코스를 거쳐 최종적으로 실제 트랙에서 스포츠 드라이빙을 체험하는 순서였다. 교육은 현역 프로 드라이버들이 맡았으며, ‘토요타 가주레이싱 6000 클래스’ 챔피언 정의철 선수가 치프 인스트럭터로 참여해 눈길을 끌었다.

해당 교육은 렉서스와 토요타 차량으로 진행됐다. 토요타 제공  

첫 코스는 긴급 상황 대처를 위한 ‘레인 체인지’였다. 차선 폭 만큼 라바콘을 세워 기존 차선을 막아두고, 긴급 상황처럼 차선을 변경한 뒤 다시 원래 차선으로 돌아오는 훈련이다. 예상보다 높은 속도에서 차량을 제어해야 해 과감한 조작이 필요했다. 한 기자가 “라바콘을 치고 가도 괜찮냐”고 묻자, 토요타 관계자는 “차가 고장 나지 않을 만큼 튼튼하니 걱정 말라”며 자신했다. 

이후 진행된 슬라럼 주행은 라바콘 사이를 지그재그로 통과하며 차량의 무게 중심과 조향 안전성을 시험하는 과정이었다. 슬라럼 주행을 할 경우 차량의 속도가 높은 채로 스티어링을 조작해 차량의 무게 중심이 크게 흔들린다. 슬라럼은 실제로 신차 개발 시에 반드시 수행하게 되는 안전성 테스트이기도 하다. 

마지막으로 코너링 브레이킹 코스가 진행됐다. 달리는 자동차를 적절하게 감속하거나 멈추게 하는 제동력을 배울 수 있었다. 단순한 급정지가 아니라, 브레이크를 점진적으로 풀며 접지력을 유지한 채 코너를 빠져나오는 게 핵심이었다. 트랙 위에 ‘끼익’거리는 스키드음이 울려 퍼지며 현장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기초 주행을 마친 뒤에는 하이라이트인 ‘택시 드리프트’가 기다리고 있었다. 기자들은 조수석에 앉아 GR86의 퍼포먼스를 직접 체감했다. 2.4L 수평대향 엔진과 6단 수동 변속기의 힘이 뒷바퀴를 밀어내자 차체가 미끄러졌고, 순간 ‘날아가버리는 건 아닐까’라는 긴장감이 스쳤다. 그러나 프로 드라이버의 노련한 조작은 오전에 배운 기본기를 한 차원 높여주었다.

비까지 내려 트랙이 젖었지만, 드라이버들은 오히려 미소를 지었다. 한 인스트럭터는 “우리는 일부러 물을 뿌려가며 연습을 하기도 한다”며 “오늘은 하늘이 돕는 날”이라고 했다. 젖은 노면은 드리프트의 짜릿함을 한층 더했다. 

이날 배운 기술은 결코 서킷에만 머물지 않았다. 적절한 차선 변경, 브레이크를 풀어내는 감각, 타이어 접지력 관리 등은 모두 일상 주행에서도 필요한 기본기다. 스포츠 드라이빙의 본질이 결국 안전 운전이라는 메시지가 분명히 전해졌다.

토요타가 모터스포츠를 ‘승부의 장’이 아닌 ‘시험대’로 보는 이유도 여기 있다. GR 브랜드의 철학은 “길은 사람을 만들고, 사람은 차를 만든다”이다. 험로와 서킷에서 단련한 경험이 다시 개발로 이어져, 내구성과 성능을 겸비한 ‘더 좋은 차’가 완성된다는 것이다.

김형준 이사는 “모터스포츠는 토요타가 추구하는 ‘더 좋은 차 만들기’의 근간”이라며 “극한 환경에서 얻은 데이터를 현장 개발에 반영해 고객이 원하는 대로 움직이는 차를 만든다”고 말했다. 

한편 토요타는 지난해 현대차 N 브랜드와 합동 페스티벌을 열고, CJ 슈퍼레이스 TGR 6000 클래스, 프리우스 PHEV 원메이크 레이스 등을 통해 한국 모터스포츠 저변 확대에도 힘을 보태고 있다.


김수지 기자
sage@kukinews.com
김수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