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개 국립대병원, 21년 만에 공동파업…“변화 없으면 2차 파업”

4개 국립대병원, 21년 만에 공동파업…“변화 없으면 2차 파업”

병원 노동자 3000여 명 집결
“이대로는 국립대병원 강화 달성할 수 없어”

기사승인 2025-09-17 14:59:08
17일 서울 중구 세종대로에서 열린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본부 공동파업대회에서 참석자들이 손팻말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유희태 기자

국립대학교병원 4곳이 21년 만에 최대 규모 공동파업에 나섰다. 거리에 선 병원 노동자들은 국립대병원의 공공성 강화와 인력 확충·임금 인상을 요구했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본부는 17일 서울 숭례문 앞에서 공동파업 대회를 열었다. 이번 파업에는 서울대학교병원, 강원대학교병원, 경북대학교병원, 충북대학교병원 등 4개 국립대병원 노동자 3000여 명이 참여했다.

의료연대본부는 정부와 병원 경영진이 국립대병원의 공공성을 강화하고 노동자 처우 개선에 나서야 의료 붕괴를 막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재명 정부가 국정과제로 지역·필수 의료 강화를 내세웠지만 제도 개선 없이는 달성할 수 없다는 지적도 나왔다.

박경득 의료연대본부 본부장은 “감염병 위기와 전공의 집단 사직으로 인한 혼란이 의료 대란 같지만, 사실 한국 의료는 계속 대란 상태였다”며 “환자들이 필요할 때 공급받을 수 있는 공공재가 아닌 상품이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재명 정부는 지방에서도 최상의 의료를 누릴 수 있는 환경을 만들겠다고 약속했지만 현실은 어렵다”며 “병원 노동자들은 국정과제와 현실의 괴리를 보며 국민과 노동자 모두의 건강을 지키기 위해 파업에 나섰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17일 서울 중구 세종대로에서 열린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본부 공동파업대회에서 참석자들이 손팻말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유희태 기자


이날 노동자들은 경고성 당일 파업만 진행했지만, 정부와 병원이 노조의 요구에 응답하지 않으면 2차 파업에 나서겠다고 예고했다.

박 본부장은 “파업을 앞두고 대통령실과 보건복지부, 고용노동부, 교육부 등과 면담했지만 구체적 합의는 없었다”며 “정부가 나서지 않고 복지부가 합의를 거부한다면 노조는 다음 주 2차 파업에 돌입해 더 큰 투쟁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공공의료를 확충하고 지역 의료 격차를 해소하기 위한 이 투쟁에서 반드시 승리하겠다”며 “의료연대본부는 시민·조합원과 끝까지 함께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숭례문 집회를 마친 병원 노동자들은 대통령실 앞까지 행진한 뒤 해산했다.
이찬종 기자
hustlelee@kukinew.com
이찬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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