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시 민원실은 ‘승객 꽉 찬’ 시내버스

천안시 민원실은 ‘승객 꽉 찬’ 시내버스

연이은 시설물들로 미로 통과해야
넓은 휴게공간 갖춘 아산시와 대조
온라인시대에 여행사 존치 ‘넌센스’

기사승인 2025-10-12 18:52:27
시의회 쪽에서 천안시청 종합민원실로 들어서면 좁은 미로가 나온다. 수유실·여행사 등 시설물 부스와 ‘풀잎 무성한’ 기둥이 민원인들 시야를 가린다. 사진=조한필 기자

천안시의회 쪽에서 시청 종합민원실로 들어서면 좁은 미로를 걷는듯하다. 오른쪽으로 모유수유실, S여행사, 법률무료상담소, 여권수령창구 등 4개의 부스가 연이어 민원인 대기공간을 차지하고 있다. 또 왼쪽으로는 노인복지과, 장애인복지과, 복지정책과, 허가과 등 실과 사무실이 빼곡히 들어서 있다. 

이같은 천안시 민원실에 민원인이 몰릴 때는 승객 만원의 시내버스를 연상케 한다. 중앙 기둥들에 장식한 풀잎 장식들은 민원실을 더욱 협소하게 만들었다. 민원서류 작성을 위한 사각형 탁자와 의자까지 배치해야 하니 민원실은 비좁지 않을 수 없다. 

 반면 인접한 아산시의 시청 민원실은 쾌적하다. 민원실 중앙에 넓은 휴게공간이 확보돼 있다. 원형탁자와 의자, 다섯 세트를 설치할 정도로 넓다. 

쾌적한 아산시청 민원실. 탁 트인 중앙에 시민 휴게공간이 마련돼 있다. 조한필 기자

천안시 민원실이 좁은 이유는 2가지다. 시 인구 증가에 따른 시청 실과 증설 여파를 직접적으로 받았다. 민원인이 자주 찾는 부서들이 1층 민원실로 밀려 내려왔다. ‘민원인 배려’ 명목으로 일부 행정 부서들이 민원실을 차지한 것이다. 여기에 수유실·여행사·법률상담실까지 비슷한 이유를 달고 민원인 대기공간을 점령했다.

이 때문에 천안 민원실은 여권 신청 등으로 민원인이 몰릴 때면 북새통을 이룬다. 민원인 편의를 위한 시설들이 외려 민원인 불편을 불러오는 셈이다.

이런 상황인데도 사설 여행사 부스는 10년 훨씬 넘게 버젓이 버티고 있다. 민원실 내 근무하는 한 직원은  “시청에 들러 여행사를 이용하는 민원인을 많이 보지 못했다”면서  “온라인시대에 오프라인 여행사를 찾는 시민이 얼마나 된다고 좁은 민원실에 여행사를 두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연말 S여행사의 임대계약 만기를 앞두고 여행사 부스 폐지 주장이 나올 수밖에 없는 이유다.

조한필 기자
chohp11@kukinews.com
조한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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