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바이오 산업 회복지수, 세계 3위 도약…인재 양성·R&D 투자 긍정 평가

K바이오 산업 회복지수, 세계 3위 도약…인재 양성·R&D 투자 긍정 평가

싸이티바, 2025 글로벌 제약·바이오산업 지수 발표 
2년 전 직전 조사 대비 9단계 상승
“K바이오, 글로벌 시장서 인정받아…선도 위해 전략적 투자 필요”

기사승인 2025-10-16 13:47:45
최준호 싸이티바 아태지역 총괄 사장이 16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2025 글로벌 제약·바이오산업 지수’ 결과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김은빈 기자

한국 제약바이오 산업의 회복지수가 22개 국가 중 3위를 기록했다. 인적 자원과 연구개발(R&D) 생태계 개선이 큰 역할을 한 것으로 분석됐다. 

글로벌 생명과학 기업 싸이타바는 16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2025 글로벌 제약·바이오산업 지수 기자 간담회’를 열고 이같은 결과를 담은 보고서를 발표했다. 이 보고서는 싸이티바가 영국 파이낸셜 타임스 산하 리서치 기관인 ‘롱지튜드’와 공동으로 2년마다 발표한다.

회복지수는 특정 국가의 바이오 의약품 산업이 팬데믹 등 어려움이 닥쳤을 때 얼마나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는지 평가한 글로벌 지표다. 22개국의 주요 제약·바이오 기업 경영진 및 전문가 1250명이 △공급망 회복력 △인적자원 △R&D 생태계 △제조 민첩성 △정부 정책·규제 △지속가능성 등 6개 분야에 대한 평가를 통해 항목별 지수를 도출해 제약·바이오산업의 경쟁력을 평가한다. 

전세계 평균 산업 지수는 직전 조사인 2023년 6.08에서 올해 5.96점으로 소폭 하락했다. 공급망 회복력은 개선된 반면 인적 자원, 제조 민첩성, 정부 정책·규제는 개선해야 할 과제로 꼽혔다. 또한 디지털 기술 활용, 정부 정책 지원과 혁신 노력, 지속가능성 투자 등을 강화해야 산업 경쟁력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분석됐다. 정부 정책 지원과 규제 혁신 노력에 관한 지표는 6.08점에서 5.72점으로 떨어졌는데, 정책 일관성 부족과 규제 지연이 산업 성장을 저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국가별 순위에서 한국은 스위스, 영국에 이어 3위를 차지했다. 아시아 지역에서는 1위로, 싱가포르와 일본이 그 뒤를 이었다. 직전 조사인 2023년에 비해 9단계 상승하며 가장 큰 폭의 상승세를 이뤘다. 세부 항목별로는 공급망 회복력 7위, 인적자원 6위, R&D 생태계 3위, 제조민첩성 4위, 정부 정책 및 규제 3위, 지속가능성 17위를 기록했다.

한국의 순위 상승에는 인적 자원과 R&D 생태계 개선이 큰 역할을 했다. 인적 자원 관련 지표는 5.13점에서 6.5점으로 크게 올랐다. 정부의 바이오 인재 양성 정책과 학계·연구기관·기업 간 협력이 인재 기반을 강화한 점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또한 정부의 R&D 투자 확대, 인공지능(AI) 기반 신약개발 플랫폼 구축 등이 R&D 생태계 관련 지표를 5.25점에서 6.06점으로 올리는 데 영향을 미쳤다.

공급망 회복력도 6.75점에서 7.47점으로 올랐다. 국내 생산 확대와 원부자재 다각화, 온쇼어링 전략(자국 내 생산)으로 공급 안전성이 강화된 것으로 분석됐다. 최준호 싸이티바 아태지역 총괄 사장은 “미·중 갈등 속 중립적이고 안정적인 생산 허브로 부상하며 투자처로 주목 받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정부 정책 지표는 6.61점에서 6.6점으로 소폭 하락했다. 규제 혁신 중 실제 승인 속도나 유연성에 대한 개선이 필요한 것으로 지적됐다. 지속가능성의 경우 ESG 경영을 확산하고 있지만 실질적 실행력은 초기 단계로 평가됐다. 환경 규제 및 인센티브 부족, 관련 인재 확보 어려움이 존재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최 사장은 “한국이 글로벌 시장에서 인정받는 국가로 자리매김했다. 실제 한국의 위탁개발·생산(CDMO) 기업들이 좋은 평가를 받고 있는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면서 “인공지능(AI)을 통해 품질을 높일 수 있는 부분이 많다고 보는데, 향후 국내 산업 경쟁력을 한 단계 더 높일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 한국의 바이오산업은 패스트팔로워(빠른 모방자)지만, 선도하는 위치로 전환하는 과정이라고 본다”면서 “앞서나가기 위해선 전략적인 투자가 더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싸이티바는 오는 2026년 인천 송도에 이노베이션 허브를 새롭게 개관한다고 밝혔다. 김도윤 싸이티바 아태지역 패스트트랙 센터장은 “내년 4분기부터 본격 생산이 이뤄질 계획”이라며 “앞으로 다양한 투자를 통해 한국 제약바이오 산업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은빈 기자
eunbeen1123@kukinews.com
김은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