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 자살 사망률이 2011년 이후 13년 만에 역대 최대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40대에서는 자살이 암을 제치고 사망 원인 1위로 올라섰다.
통계청이 25일 발표한 2024년 사망원인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자살사망자 수는 1만4872명으로, 전년보다 894명 증가했다. 하루 평균 40.6명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이다. 인구 10만 명당 자살 사망률은 29.1명으로, 전년보다 6.6% 증가해 2011년(31.7명)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국제 비교를 위해 산출하는 연령표준화 자살률은 26.2명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10.8명에 비해 2.4배 높고, OECD 국가 중 1위였다.
연령별로는 30대와 40대 자살률이 각각 14.9%, 14.7% 늘어나 가장 높은 증가세를 보였다. 50대에서도 12.2% 올라 자살사망자 수가 3151명으로 가장 많았다. 특히 40대 사망률 1위가 자살로 집계됐는데, 암을 제치고 역대 처음 1위로 올라섰다. 성별 기준으로는 남성 자살자 수가 여성에 비해 2.5배 많았다. 남성 자살률은 전년 대비 3.5명 증가한 41.8명, 여성 자살률은 0.2명 오른 16.6명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자살률 증가에 대해 생애전환기의 중장년이 주로 겪는 실직·정년·채무·이혼 등이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고 있다. 또한 유명인 자살과 이에 관한 자극적 보도, 지역의 정신건강·자살 대응 인력 부족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을 것으로 분석된다. 과거 외환위기·동일본대지진 등 대형사건 시 2~3년여 시차를 두고 자살률이 급증했던 사례를 토대로 코로나19가 미친 사회경제적 여파에 대해 추가적으로 분석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있다.
정부는 지난 12일 발표한 ‘2025 국가 자살 예방 전략’을 통해 예방 정책을 강화할 방침이다. 자살시도자 즉각·긴급 위기 개입 강화, 범부처 취약계층 지원기관 간 연계체계 구축, 지자체 자살예방관 지정 및 전담조직·인력 보강, 인공지능(AI) 기반 자살상담전화 실시간 분석 및 자살유발정보 모니터링·차단 등을 중점 추진할 예정이다. 또한 범정부적 역량 결집을 위해 범부처 자살예방대책 추진본부도 설치할 계획이다.
이상원 보건복지부 정신건강정책관은 “2024년 자살률이 2011년 이래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자살 문제가 심각함을 엄중히 인식하고 있다”면서 “‘2025 국가 자살 예방 전략’을 차질 없이 이행하고, 관련 예산과 인력을 확충하여 자살 예방정책의 패러다임을 전환해 나가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