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이어트 보조제인 가르시니아 캄보지아 추출물로 만든 건강기능식품을 섭취한 소비자들에게 간 손상 사례가 보고되면서, 정부가 행정처분을 내렸다. 다만 이상사례 모두 모두 술을 마신 직후 발생한 만큼, 알코올 병용이 원인이 됐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23일 대웅제약의 건강기능식품 ‘가르시니아(가르시니아캄보지아 추출물)’에 대해 간 기능 관련한 이상사례 2건 발생으로 전량 회수 조치한다고 밝혔다.
식약처에 따르면 지난달 25일과 27일 해당 제품을 섭취한 서로 다른 2명에게서 유사한 간염 증상이 발생했다. 보고된 이상사례 2건 모두 음주 상태에서 대웅제약의 가르시니아 제품을 복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식약처는 건강기능식품 심의위원회에 회부했으며, 해당 제품을 모두 회수조치했다. 식약처 조사 결과 해당 제품에서 기준과 규격상 부적합한 항목은 발견되지 않았지만, 이상 사례와 제품 간 인과관계 가능성이 매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식약처는 ‘건강기능식품 기준 및 규격’을 개정해 가르시니아 캄보지아 추출물 주의사항에 “드물게 간에 해를 끼칠 수 있으며 섭취 기간 중 알코올 섭취를 피해야 한다”는 내용을 추가할 예정이다.
대웅제약은 검사상 제품 자체의 결함은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식약처 내부 원료 검사에서도 ‘적합’ 결과가 나왔으며, 대웅제약이 공인된 외부 시험 기관을 통해 실시한 품질 검사에서도 이상이 발견되지 않았다. 특히 가르시니아 캄보지아 추출물은 식약처가 ‘건강기능식품공전’에 등재한 고시형 기능성 원료다. 국가가 과학적 평가를 거쳐 안전성과 기능성을 인정한 성분이다.
일각에서는 음주와 가르시니아 복용이 동시에 이뤄질 경우 간 손상 위험이 더 높아질 수 있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알코올은 간에서 대사되는 과정에서 간세포에 부담을 주는데, 가르시니아 성분(HCA) 역시 간에서 대사되어 간 효소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음주 상태에서 복용하면 간세포에 이중 부담이 가해져 급성 간염 등 심각한 이상사례가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는 설명이다.
대웅제약은 우선 온라인 등 다양한 채널에서 판매하던 해당 제품을 전량 지난 2일 자진 회수했다. 또한 개봉이나 섭취 여부와 관계없이 전액 환불을 진행하고 있다.
이상사례 간 인과관계를 명확하게 밝히기 위해서는 원료 자체에 대한 검토나 재조사가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
대웅제약은 향후 식약처가 원료에 대한 과학적 재조사를 실시할 경우 적극 협력하겠다는 입장이다. 대웅제약 관계자는 본지에 “제조나 품질상 문제가 아니라면 술과 병용했을 때, 또는 원료 자체에 문제가 있을 수 있으니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