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원 강릉시가 가뭄으로 사실상 ‘물 전쟁’에 돌입했다. 생활용수의 9할 가까이 책임지는 핵심 저수지가 바닥을 드러내면서 대규모 급수 차질이 현실화됐다. 지자체는 물론 군까지 나서 대응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6일 강원도에 따르면 강릉지역 상수원인 오봉저수지의 저수율은 이날 오전 9시 기준 12.9%로, 전날 13.2%에서 또다시 떨어지며 역대 최저치를 갈아치웠다. 오봉저수지는 강릉시 생활용수의 87%를 공급하는 핵심 수원이다.
도와 강릉시는 헬기, 소방, 군부대, 임차 차량 등을 투입해 운반 급수와 남대천 용수개발을 통한 관로 급수를 병행하고 있다. 이날 확보되는 예상 물량은 2만9603톤이다. 전날에는 3만707톤을 공급했다.
시는 저수율이 10% 아래로 내려가면 시간제·격일제 급수를 시행할 방침이다. 이날 오전 9시부터는 홍제정수장 정수 구역 내 아파트 113곳(4만5000세대)과 대형 숙박업소 10곳 등 총 123곳의 수도 공급을 차단했다. 이는 해당 구역 전체 9만여 세대의 절반에 해당한다.
이에 육군은 지난 2일부터 급수차량 300여대와 장병 600여명을 투입해 급수를 지원하고 있다. 장병들은 강릉시 연곡천 등 20여 곳의 취수지에서 물을 실어 오봉저수지로 나르는 임무를 반복 수행 중이다.
해군도 군수지원함 대청함(AOE-Ⅰ·4200t급)을 급수 지원에 투입했다. 대청함은 지난 4일 동해군항에 입항해 맑은 물을 실은 뒤, 이날 오전 강릉 안인항 화력발전소 하역 부두에서 소방차에 약 45만 리터(소방차 70여 대 분량)를 공급했다. 이 물은 10㎞ 떨어진 홍제정수장으로 옮겨진다. 해군은 오는 11일에도 대청함을 다시 투입해 같은 규모의 물을 공급할 계획이다.
현장지휘본부장 임상진 23경비여단장은 “지역 주민분들의 삶이 한시라도 빨리 안정화될 수 있도록 육·해·공군, 해병대 모두 하나 된 힘과 마음으로 오봉저수지가 가득 찰 때까지 끈질기게 지원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