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보건 위기 심화…‘바이오헬스 동맹’ 중요성 커진다

글로벌 보건 위기 심화…‘바이오헬스 동맹’ 중요성 커진다

로슈, 한국 바이오텍 기술 높게 평가
“끊임없이 질문하며 보완하려고 노력”
“긴밀한 협업, 보다 탄탄한 파트너십으로”

기사승인 2025-10-16 13:40:50
16일 한국로슈는 스위스 바젤시, 주한 스위스 대사관과 함께 헬스케어 분야의 글로벌 협력 방안을 논의하는 미디어 데이를 개최했다. 신대현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미국 우선주의’ 기조가 제약·바이오 분야 전반으로 확산되며 글로벌 보건 질서에 균열이 감지되는 상황에서 스위스가 바이오 헬스케어 산업의 국제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을 거치며 중요해진 ‘바이오헬스 동맹’을 강화하기 위해 글로벌 생명과학 연구기관·기업 간 연구협력 네트워크 구축 필요성이 높아진다.

한국로슈는 16일 서울 강남구 본사에서 스위스 바젤시, 주한 스위스 대사관과 미디어 데이를 개최하고 바이오 생태계 구축을 위한 글로벌 파트너링 전략과 성공 사례를 공유했다.

스위스는 인구 900만 명 미만에 국토는 한국의 약 40% 규모에 불과하지만, 800개 이상의 생명과학 기업에 3만2000명 이상이 근무하는 등 글로벌 생명과학 전진기지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특히 스위스 바젤시에는 로슈를 비롯해 노바티스, 페링제약 등 세계적 제약기업이 자리하고 있다.

바젤시는 바이오벤처 기업들이 활동하기 좋은 무대다. 바젤에는 유럽을 대표하는 벤처 빌더로 바이오벤처들을 지원한 ‘베이스론치(BaseLaunch)’가 위치해 있다. 지금까지 베이스론치의 포트폴리오에 속한 11개 기업은 유럽과 미국 벤처 펀드로부터 총 8억달러(한화 약 1조원) 이상의 투자금을 유치한 바 있다.

만성질환, 희귀질환, 면역질환, 항암 등 다양한 영역에서 혁신적인 성과를 나타낸 로슈는 차세대 파이프라인 보강에 힘을 쏟고 있는데, 주요 협력국으로 한국을 지목했다. 한국 바이오텍들이 항체약물접합체(ADC)나 알츠하이머병 분야에 강점을 갖고 혁신적인 계열 내 최고(Best-in-Class), 계열 내 최초(First-in-Class) 신약후보물질을 개발하고 있어 기대가 크다는 것이다.

로슈 아시아 파트너링 그룹을 총괄하는 함얀 보겔드 헤드는 “최근 한국 기업들을 초대해 아이디어를 발표할 수 있는 기회를 가졌는데, 한국의 바이오텍 회사들이 점점 더 로슈의 니즈와 맞아떨어지는 솔루션을 제시해 주고 있다”며 “특히 ADC, 비만, 신장질환, 알츠하이머, 안과질환 등 복잡하고 미충족 수요가 큰 질환 분야에서 한국 바이오 기업들이 가진 기술력과 초기 연구 데이터를 높이 평가한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 바이오텍들은 광범위한 시각을 갖고 있으며, 글로벌 시장에서 혁신적인 신약을 출시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춰가고 있다”면서 “한국 기업들은 끊임없이 질문하며 보완하려고 노력하는 것이 굉장한 장점이다”라고 설명했다.

글로벌 불확실성이 심화되는 상황에서 헬스케어 기업들 간 신뢰와 상호 존중을 바탕으로 한 파트너십을 강화하고, 국제 기준에 부합하기 위한 유기적인 협력에 나서야 한다는 조언도 나왔다.

이자트 아젬 한국로슈 사장은 “한국 기업들이 글로벌 시장에 진출하기 위해선 여러 국제 기준에 부합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국제 기준의 격차를 줄여 글로벌 기업과의 협업 가능성을 더 키울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긴밀한 협업이 이뤄져야 보다 탄탄한 파트너십이 구축되고, 한국 벤처 회사들과 글로벌 생태계로의 통합이 원활해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신대현 기자
sdh3698@kukinews.com
신대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