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원일, DWCS 최초 스피닝 엘보에 KO패…UFC 진출 좌절

권원일, DWCS 최초 스피닝 엘보에 KO패…UFC 진출 좌절

화이트 CEO “예상대로 되지 않기에 격투기는 재밌다”

기사승인 2025-10-16 10:50:57
후안 디아스 엘보에 무너진 권원일. UFC 제공

‘프리티 보이’ 권원일(30)이 스피닝 백 엘보에 실신패 하며 UFC 진출의 꿈이 좌절됐다.

권원일(14승 6패)은 15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UFC 에이펙스에서 열린 ‘데이나 화이트의 컨텐더 시리즈(DWCS) 시즌9 에피소드10’ 밴텀급(61.2kg) 경기에서 ‘페가호소’ 후안 디아스(27·페루)에게 2라운드 4분58초 스피닝 엘보 카운터에 맞아 쓰러졌다. 라운드 막판 왼손 훅을 평소보다 깊숙히 던졌다가 상대의 노림수에 걸렸다.

권원일은 경기 초반부터 높은 페이스로 디아스를 압박했다. 복싱이 장기인 권원일과 끈적끈적한 난타전이 장기인 디아스가 맞붙어 치열한 타격전이 이어졌다. 라운드 종료 1분 전 디아스가 테이크다운 전략을 사용하며 경기 양상이 바뀌었다. 디아스는 클린치를 잡았다가, 백포지션을 잡고 점프해 권원일을 그라운드로 끌고 내려갔다.

1라운드에 재미를 본 디아스는 계속해서 테이크다운을 시도했다. 라운드 중반까지 디아스가 끈적끈적하게 권원일에게 레슬링 싸움을 걸며 두 차례 테이크다운에 성공했다. 권원일은 다시 스탠딩 포지션을 회복해 반격에 나섰다. 장기인 보디 펀치가 몇 차례 들어가기도 했지만 치열한 그래플링 공방 후라 움직임은 느려졌다. 이때 궤적이 큰 왼손 훅을 던졌고, 디아스가 스피닝 백 엘보 카운터를 맞혀 경기는 그대로 끝났다.

디아스는 승리 후 “코치의 지시에 따라 이 기술을 정말 열심히 연습했다”며 “경기 직전에도 대기실에서 연습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권원일은 계속 해서 압박했지만 1라운드에도 이걸 성공시킬 수 있단 생각이 들었고, 결국 2라운드에 해냈다”고 덧붙였다.

권원일이 후안 디아스에게 패하면서 UFC 진출이 좌절됐다. UFC 제공

이날 패배로 권원일의 UFC 진출은 좌절됐다. 화이트 회장은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권원일은 우리가 유일하게 직전 경기에서 패했음에도 데려온 선수로 ONE챔피언십에서 타이틀전까지 치른 선수”라고 직접 거론했다. 이어 “우리 매치메이커는 그가 이길 거라고 생각했다”면서 “하지만 경기는 해보기 전까진 모르는 거고 그래서 재밌다”고 소감을 밝혔다.

DWCS는 UFC에서 ‘가장 터프한 직업 면접’이라고 소개하는 오디션 프로그램이다. 전 세계에서 모인 강자들이 UFC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 데이나 화이트가 바라보는 앞에서 경기를 펼쳐 평가받는다. 화이트 회장의 합격점을 받은 선수는 바로 UFC 계약서를 받는다. 보통 승자와 계약하지만, 명승부를 보여줄 경우 패자도 영입한다. 한국에서는 지금까지 시즌3에 유상훈, 시즌8에 고석현, 시즌 9에 황인수, 권원일까지 총 네 명이 도전해 고석현만 UFC에 진출했다.

승자 디아스는 UFC의 합격점을 받았다. 화이트 회장은 “완전 놀라웠다”며 “디아스가 ESPN의 오늘의 톱10 플레이에 들지 못한다면 그건 말도 안 되는 것”라고 하며 디아스의 UFC 입성을 발표했다. 디아스는 “또 하나의 꿈이 이뤄졌다”며 “하나씩 단계를 밟아 더 높이 올라갈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DWCS 시즌9는 이번 에피소드 10으로 대장정의 막을 내렸다. 총 51경기가 펼쳐졌고 46명이 UFC 계약을 얻었다.
이영재 기자
youngjae@kukinews.com
이영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