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강국 비전 ‘그림자’…성 상품화 챗봇 규제 시급 [지금 우리 AI는 ④]

AI 강국 비전 ‘그림자’…성 상품화 챗봇 규제 시급 [지금 우리 AI는 ④]

李 대통령, AI 이니셔티브 선언…100조 규모 민간투자 예고
여대야소 정국 및 정부 높은 지지율…‘AI 모델 분류’ 가능성↑
백승아 “생성형 AI 사칭한 성 상품화 챗봇 유통…아이들 위해 기준·원칙 마련해야”
박지혜 “尹 정부 대규모 투자에도 AI 구분 못해…李 정부 성공 위해 정책 지원 필요”

기사승인 2025-10-03 06:00:14
이재명 대통령. 쿠키뉴스 자료사진

이재명 대통령이 인공지능(AI) 뉴노멀 시대를 열겠다고 예고했다. AI가 국가 전략산업으로 지목되면서 성 상품화 챗봇과 생산성 AI를 구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이재명 정부의 높은 지지율과 여대야소 구도에 따라 ‘AI 모델 분류’에 성공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3일 쿠키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장·단기메모리(LSTM)와 경량화 언어모델(sLLM), 거대언어모델(LLM)은 종류별로 AI 성능과 목적성이 다르다. LSTM, sLLM 기반 자연어처리(NLP)는 LLM 대비 성능과 활용 범위가 상대적으로 제한적이다. 

LSTM, sLLM 기반 모델은 성 상품화 챗봇 등에서 널리 쓰인다. 챗GPT와 제미나이, 코파일럿, 퍼블릭시티, 클라우드 등 생산성 AI는 LLM을 바탕에 뒀다. 같은 AI라는 이름을 사용하고 있지만, 사실상 목적성이 다른 셈이다.

李 대통령, 인공지능 선도 국가 예고

이재명 정부는 AI 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100조원 규모의 민간투자를 유치하겠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유엔총회 기조연설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AI 이니셔티브 등을 통해 비전을 제시한 바 있다.

정부가 차세대 기술 혁신과 대규모 투자를 예고하면서, AI 모델별 구분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재명 정부는 높은 지지율과 거대 여당의 입법 지원 등으로 AI 모델 분류에 성공할 수 있다는 평가를 받는 중이다. 윤석열 정부는 AI의 중요성을 강조했지만, AI 모델 분류에 실패했다.

이 대통령은 지난 24일 제80차 유엔총회 기조연설에서 “AI가 주도할 기술 혁신은 기후 위기 등 전 지구적 과제를 해결할 수 있는 도구가 될 것”이라며 “AI 시대의 변화에 수동적으로 끌려다니면 기술적 악용으로 인한 인권 침해의 어두운 그림자를 떨쳐내지 못하고, 디스토피아를 맞게 된다”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대한민국에서 다음 달 열리는 아시아 태평양 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APEC AI 이니셔티브’를 통해 AI 미래 비전을 공유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정부 차원의 AI 지원도 대폭 강화할 전망이다. 이 대통령은 지난 6월 ‘세계를 선도하는 경제강국’에 AI 세계 3대 강국 도약 목표를 포함했다. 이를 통해 국내 AI 토양을 닦겠다는 방침이다.

AI 세계 3대 강국 도약 목표에는 △민간투자 100조원 유치 △AI 데이터센터·고속도로 건설 △AI 예산 비중 증액 △국가 AI 데이터 집적 클러스터 조성 △모두의 AI 프로젝트 추진 및 규제 특례 △인재 양성과 교육 강화 등이 있다.

성 상품화 챗봇 플랫폼에 유저들이 제작한 LLM 기반 거대 언어모델 챗봇이 올라와 있다. 제타·크랙 캡처

李 정부, AI 전략 가로막는 성 상품화 챗봇…지적재산권 침해까지


이 대통령과 정부가 AI 산업 지원을 예고했지만, 관계부처들은 성 상품화 챗봇과 생산성 AI 구분을 하지 못하는 실정이다. 구글 플레이스토어와 애플 앱스토어에 올라온 성 상품화 챗봇을 규제할 수단도 없다.

성 상품화 챗봇은 미성년자에게 왜곡된 인식을 줄 가능성이 크다. 미성년자에게 노출되면 안 되는 태그들은 성인인증 전에도 검색할 수 있다. 일부 성 상품화 챗봇은 선택 연령을 13~20세로 지정해 제한을 우회하기도 했다.

사용자가 챗봇을 제작할 수 있는 기능을 제대로 관리하지 않아 지적재산권(IP)과 상표권 침해도 발생했다. 라이엇 게임즈의 리그오브레전드(LoL) 챔피언과 닌텐도의 마리오·젤다·포켓몬스터, 넥슨의 던전앤파이터·메이플스토리·블루아카이브 등 인기 게임 캐릭터 챗봇이 대량으로 검색됐다.

영화와 애니메이션 역시 예외는 아니었다. 일본의 유명 애니메이션을 비롯해 디즈니 캐릭터인 라푼젤·백설공주·안나·엘사까지 챗봇이 제작돼 있었다. 마블 시리즈와 반지의 제왕, 스타워즈, 해리포터 등 대규모 프렌차이즈 IP 침해도 확인됐다.

그뿐만 아니라 LLM 기반 생산성 AI 상표권 침해가 이뤄졌다. OpenAI의 챗GPT와 구글의 제미나이, 마이크로소프트의 코파일럿 등의 로고를 활용한 사칭 챗봇이 다수 검색됐다. 해당 챗봇은 적게는 1000여회에서 많게는 9만여회까지 채팅한 것으로 확인됐다.

구글 플레이스토어 내 제타 이용연령과 앱 내부 챗봇 태그. 제타 캡처

與, AI 모델 분류 필요성 강조…AI 산업·미성년자 보호


여당 의원들은 국가 AI 산업의 올바른 육성과 아동·청소년·지적재산권 보호를 위한 AI 모델 분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백승아 민주당 의원은 “최소한의 기준이 없어 생성형 AI를 사칭한 성 상품화 챗봇이 버젓이 유통되는 중”이라며 “이를 중단할 근거와 책임 주체도 불분명해서 아동과 청소년이 위험에 노출됐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아이들의 학습 성장과 정서 보호를 위해 국가가 최소한의 기준과 원칙을 신속히 마련해야 한다”며 “아이들이 성 상품화 챗봇과 생산성 AI를 스스로 구분할 수 있도록 AI 리터러시 교육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박지혜 민주당 의원도 “지난 정부는 AI 3대 국가 도약을 위해 9조4000억원을 투자하겠다는 포부를 밝혔지만, 정작 AI 종류조차 구분하지 않았다”고 꼬집었다.

아울러 “이재명 정부가 제시하는 AI 산업의 성공을 위해서는 모델 분류를 통해 사각지대 없는 정책 지원이 필요하다”라고 강조했다.

이영재 기자, 정우진 기자, 임현범 기자
youngjae@kukinews.com
이영재 기자
정우진 기자
임현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