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현대차-LG엔솔 단속에 한국인 체포…외교부 “투자·국민 권익 침해 안돼”

美 현대차-LG엔솔 단속에 한국인 체포…외교부 “투자·국민 권익 침해 안돼”

기사승인 2025-09-05 17:24:32
미국 조지아주 서배너 엘라벨에 위치한 HMGMA. 사진=연합뉴스

미국 정부가 현대차그룹과 LG에너지솔루션의 공동 배터리 공장(HL-GA) 건설 현장에서 대대적인 불법체류자 단속에 나섰다. 이 자리에서 450여명이 체포된 가운데 이 중 한국인 출장 인력들도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정부는 미국 정부의 강한 유감 표시와 함께, 현지 공관을 중심으로 현장 대책반을 출범시켜 적극 대응에 나서겠다는 방침이다.

외교부가 미국 이민 당국의 대대적인 불법체류자 단속 과정에서 한국인 30여명이 체포된 사실을 확인하고 대응에 나섰다. 이번 단속은 현대차그룹과 LG에너지솔루션이 공동 건설 중인 미국 조지아주 세배나 합작 배터리 공장에서 이뤄졌다.

5일 외교부가 미국 조지아에 위치한 한국 기업 배터리 공장 수색과 관련해 브리핑을 열고 정부 대응책을 발표하고 있다. 

이날 외교부는 미국 정부의 한국 배터리 공장 수색과 관련해 브리핑을 열고 “미국 조지아 주에 위치한 우리 기업의 배터리공장 건설 현장에서 다수의 우리 국민이 구금됐다”며 “미국의 법 집행과정에서 우리 투자업체의 경제 활동과 국민들의 권익이 부당하게 침해되서는 안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 사건에 대해 주미국대사관 총영사와 주애틀랜타 총영사관의 영사를 현장에 급파했다”며 “현지 공관을 중심으로 현장 대책반을 출범시켜 적극 대응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주애틀랜타 한국총영사관는 현지 한인 변호사들로 변호인단을 꾸려 대응에 나섰다. 

앞서 미국 이민세관단속국(ICE)과 국토안보수사국(HSI)은 4일(현지시간) 조지아주 세배나 위치한 현대차와 LG에너지솔루션의 합작 배터리 공장 현장을 급습해 불법체류자 단속을 벌였다. 

이번 작전으로 450명가량이 체포됐으며, 이 가운데 한국인은 LG에너지솔루션 임직원과 협력사 인원 최소 30명이 포함된 것으로 파악됐다.

국토안보수사국은 이날 성명을 통해 “불법 고용 관행에 대한 조사를 진행 중이며, 그 일환으로 불법체류자 단속 작전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ICE 등은 공장 건설 현장을 담당하는 업체 소속 불법 체류 노동자를 체포하는 과정에서 근로를 할 수 없는 비자를 발급 받은 한국인들을 현장에서 발견하고 함께 체포한 것으로 보인다. 출장을 온 한국인 근로자들은 전자여행허가제(ESTA)나 상용비자(B1)를 발급받아 미국에 입국했다. 

LG에너지솔루션 측은 “현재 구체적인 상황을 파악 중”이라며 “임직원과 협력사 인원들의 안전과 신속한 구금해제를 위해 한국 정부 및 관계 당국과도 적극 협조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날 불법체류자 단속이 이뤄진 배경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미국 불법 체류 및 이민자 단속 강화가 자리한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의 여론조사기관 퓨리서치센터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올해 불법체류자와 합법체류자 등 총 120만명 가량 이민노동자가 사라졌다고 분석했다.

이날 단속으로 현재 조지아 배터리 공장 가동은 일시 중단된 상태다. 

현대차 관계자는 “아직 공장을 건설 중에 있어 생산 차질에는 영향이 없을 것”이라며 “현지 상황 파악 후 대응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송민재 기자, 김수지 기자
vitamin@kukinews.com
송민재 기자
김수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