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디지털 테크놀로지 시대의 전쟁’ 고찰하는 포럼 개최
페미니즘 관점으로 전쟁과 군사주의를 살펴보는 전쟁과여성영화제(주최·경희대학교 비교문화연구소, 주관·프로젝트38)가 3일 국내·외 장·단편 상영작 7편을 공개했다. 또한 각각 영화 상영 후 이어지는 씨네토크와 포럼 주제 역시 발표했다.
제3회 전쟁과여성영화제 개막작은 김경만 감독의 ‘돌들이 말할 때까지’로 제주 4·3사건 당시 불법적인 재판을 받고 억울한 옥살이를 한 네 명의 수형 피해자를 포함한 다섯 할머니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는 작품이다.
영화 상영 후에는 ‘자연이 목격한 전쟁, 여성이 경험한 내전’이란 주제로 씨네토크가 이어진다. 프로젝트38 심혜경 영화평론가와 김경만 감독, 한신대학교 평화교양대학 김민환 교수가 함께해 제주 4·3사건 역사를 여성 목소리로 기록하는 것의 의미를 되짚는다.
두 번째 상영에서는 정여름 감독의 ‘그라이아이: 주둔하는 신’과 ‘긴 복도’를 연이어 상영한다. 두 단편 모두 미군기지에 대한 관심을 증강현실, 위성지도, SNS 등을 통해 풀어 나가는 작품들이다. 영화 상영 후에는 디지털소사이어티가 후원하는 포럼 ‘친밀하고 낯선: 디지털 기술, 작동 이미지, 전쟁’이 진행된다.
오랜 시간 디지털 환경에서 작동 이미지를 탐구해 온 정여름 감독과 인공지능(AI)이 민주주의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연구하는 인공지능안전연구소 송경호 박사, 평화운동 단체 피스모모의 문아영 대표가 패널로 참석하며, 프로젝트38 조혜영 영화평론가가 진행을 맡았다.
다음 상영작 ‘오키나와에 사랑을 담아’는 오키나와 미군기지를 배경으로 한다. 사진작가 마오 이시카와의 기록과 기억을 따라가는 영화 상영 후에는 프로젝트38 손희정 영화평론가와 정은영 미술작가가 ‘기지, 사랑, 돌보는 카메라’를 주제로 이야기 나눈다. ‘전쟁과 기지촌’이라는 맥락 속에서 여성이 자신의 경험을 주체적으로 기록하고 적극적으로 기억하는 것의 의미를 살필 예정이다.
영화제 둘째 날인 28일에도 마찬가지로 세 번의 상영과 씨네토크가 이어진다. 첫 시간에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한복판에서 동물을 돌보며 일상을 살아가는 노부부를 담은 다큐멘터리 ‘림보 안에서’를 소개한다. 이후 씨네토크에서는 프로젝트38 손희정 영화평론가와 성적권리와 재생산정의를 위한 센터 셰어 나영 대표, 이철주 문학평론가가 모여 ‘인간을 살리는, 피아노와 고양이’를 주제로 전쟁담론에서 그간 충분히 조명되지 않은 전쟁과 동물, 그리고 돌봄의 문제에 주목한다.

일본군 ‘위안부’를 부정하는 일본과 미국의 역사부정주의자들을 다룬 ‘주전장’도 올해 영화제에서 소개한다. 12·3 비상계엄 배후에 극우 유튜버가 존재하고 있었다는 걸 알게 된 지금, ‘역사 왜곡의 알고리즘: 중독경제, 파시즘, 젠더’에 대해 이야기하는 자리를 갖는다. 프로젝트38의 손희정 영화평론가와 ‘위안부, 더 많은 논쟁을 할 책임(휴머니스트)’에서 역사수정주의자들의 발언을 “망언 네트워크”로 분석했던 덕성여자대학교 김주희 교수가 함께한다.
올해 영화제 마지막 상영작은 가자 지구 영화감독 스물두 명의 단편을 엮은 ‘그라운드 제로로부터’다. 폭력으로 파괴된 공간에서 예술과 창작에 대한 열망을 이어 가는 이들의 면면을 마주하며 ‘응답해야 한다: 영점으로서의 가자’를 주제로 이야기한다. 프로젝트38 조혜영 영화평론가, 서울대학교 아시아연구소 구기연 교수가 전장에서의 예술과 교육, 돌봄은 물론 가자 지구에서 현재 진행형으로 일어나고 있는 폭력의 이면을 둘러본다.
한편 전쟁과여성영화제를 주관하는 프로젝트38은 팟캐스트 및 유튜브 채널 ‘페이지38’을 통해 일본군 ‘위안부’를 소재로 한 이나정 감독의 극영화 ‘눈길’에 대해 이야기하는 시간 또한 마련했다. 전쟁과여성영화제 특집 팟캐스트는 오는 11일 공개될 예정이다.
영화제 상영작 및 포럼, 씨네토크 사전신청 접수도 시작된다. 전 프로그램 무료로 진행되는 제3회 전쟁과여성영화제의 사전신청 접수 안내는 프로젝트38 홈페이지와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등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제3회 전쟁과여성영화제는 오는 27~28일, 양일간 홍대 인디스페이스에서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