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증권사 채용시장 활황…‘올해도 연봉킹 PB 인기’

하반기 증권사 채용시장 활황…‘올해도 연봉킹 PB 인기’

국내 증권사, 하반기 신입공채 시작
주니어 증권맨, PB 선호…지원분야는 ‘소외’

기사승인 2025-09-03 06:00:05
서울 여의도 증권가 전경. 연합뉴스

올해 상반기 증시 활황에 증권사 실적이 최고조에 달하면서 가을 채용시장도 훈풍을 맞이했다. 그동안 공개채용을 진행하지 않던 대형사들도 참여하면서 인재 등용에 힘쓰는 모양새다. 다만 지원자들의 프라이빗뱅커(PB) 등 주요 매출 부서 선호도는 심화될 전망이다.

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 다수 증권사에서 하반기 신입사원 공개채용을 진행하고 있다. 대형사인 메리츠증권과 한국투자증권, 삼성증권과 중소형사인 교보증권, DB증권 등도 마찬가지다. 

우선 메리츠증권은 지난 2010년 이후 15년 만에 하반기 대졸 신입사원 공채를 진행할 예정이다. 메리츠증권은 그동안 경력직 채용으로 공채를 대신해왔다. 지난 5월말 신입사원 공채를 했으나 본사 업무지원 , 리테일 영업센터 업무지원·고객응대 등 총 2개 부문에 국한된 바 있다. 

삼성증권은 오는 9월3일까지 하반기 3급 신입사원을 채용한다. 채용 부문은 자산관리(WM), 기업금융(IB), 글로벌 마켓(운용), 세일즈, 리서치, IT 서비스 및 기획, 디지털 서비스 기획·운영 등이다. 

한국투자증권은 이달 1일부터 오는 10월1일까지 한 달간 공채를 실시한다. 모집 부문은 PB, IB, 프로젝트파이낸싱(PF), 운용, 홀세일, 퇴직연금, 리서치, 경영관리, 리스크관리, IT·디지털 등 전 사업이 해당된다. 

특히 한투증권은 김남구 한국금융지주 회장이 직접 채용설명회 현장을 찾는다. 통상 금융권에서 오너 회장이 신입사원 채용을 위해 대학교 연단에 직접 서는 일은 이례적이다. 김 회장은 이달 16일 서울대를 시작으로 23일 고려대를 찾아 입사 희망자들에게 비전을 공유할 예정이다. 

아울러 김성환 한국투자증권 사장도 9월9일 연세대, 18일 한양대 채용설명회를 통해 지원 희망자들과 소통할 예정이다. 한투증권은 우수 인재 확보를 위해 하반기 신입사원 공채뿐 아니라 리테일 영업 공채, 국내·해외대 채용연계형 인턴, 전역장교 공채 등 여러 전형을 운영하고 있다.

교보증권도 오는 7일까지 본사영업과 지원, 지점영업 부문에 한해 하반기 대졸 신입사원(5급) 공채를 진행하고 있다. DB증권은 오는 10일까지 WM, 리서치, 영업전략, 고객지원, 리스크, IT 등 부문에서 공채를 실시한다. 올해 채용 규모는 25명 내외로 정해졌다. 

증권사들이 인력 확대에 주력하는 것은 호황기를 맞아 업권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함으로 풀이된다. 자기자본 기준 상위 10개 증권사의 올 상반기 순이익 합산은 4조4958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3조6837억원) 대비 21.8% 급증한 수준이다. 정부의 증시 활성화 정책에 따른 거래대금 증가로 브로커리지(위탁매매) 수익성 제고 등 다양한 호재가 작용해서다. 

다만 직무별 쏠림 현상은 올해 더욱 심화될 전망이다. 업권 호황에 이른바 ‘돈이 몰리는’ 직무를 맡아 고수익과 높은 성과급을 추구하려는 입사 지원자들의 니즈가 반영된 여파로 보인다. 

특히 PB 직무에 쏠림 현상이 집중되고 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신규 입사희망자 대상 채용설명회를 진행하면 PB에 대한 관심이 월등히 높다”라며 “반면 리서치센터 등 지원분야는 상대적으로 뒤떨어지는 경향을 보인다”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증권사 직원 가운데 PB 등이 포함된 영업직군의 급여액이 타 직군 대비 월등히 높게 나타난다. 일례로 NH투자증권의 올해 상반기말 기준 직원 1인 평균급여액은 1억500만원으로 집계됐다. 그러나 본사영업 직원(남)의 평균급여는 1억4400만원으로 전체 평균을 크게 상회한다. 본사지원(남) 평균급여는 9900만원에 불과했다. 

증권사 관계자는 “예전부터 증권사들은 직무별로 연봉 차이가 확연하게 나타났다. 직군을 나눠 보면 PB와 IB, 운용 등 성과 기반의 선호도가 많았다”라면서 “주니어 직원들은 본사 직무 선호도가 지원분야보다 영업쪽에서 기회를 찾으려는 경향이 있다. 현재의 선호도 현상은 앞으로도 이어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이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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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