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촌치킨, 국내산 ‘윙’ 단종後…익숙한 맛, 낯선 닭 귀환에 소비자 혼란

교촌치킨, 국내산 ‘윙’ 단종後…익숙한 맛, 낯선 닭 귀환에 소비자 혼란

기사승인 2025-07-19 06:00:07
서울 중구의 한 교촌치킨 매장. 김건주 기자

교촌치킨이 기존 ‘윙 시리즈’를 단종하고, 유사한 구성의 신제품 ‘윙박스’를 선보였다. 국내산 닭을 사용하던 윙 시리즈가 단종되고, 태국산 닭으로 만든 윙박스가 비슷한 시기에 출시되면서 일부 소비자들 사이에 혼란이 빚어졌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교촌에프앤비는 지난 5월을 전후로 ‘교촌윙’, ‘레드윙’, ‘반반윙’ 등 ‘윙 시리즈’의 판매를 순차적으로 종료했다. 해당 제품들은 간장·레드·허니 등 교촌 특유의 양념을 닭 날개 부위에 입혀 오랜 기간 인기를 끌어온 대표 메뉴다.

이와 비슷한 시기, 교촌은 태국산 닭을 사용한 신제품 ‘윙박스’를 출시했다. 윙박스 역시 윙봉과 봉 부위를 중심으로, 간장·레드·허니 등 익숙한 맛을 제공한다. 가격 역시 2만2000원에서 2만3000원 수준으로 기존 제품과 큰 차이가 없다.

겉보기에는 기존 제품과 유사한 구성·가격이 유지된 탓에, 일부 소비자들은 변화 사실을 알아채지 못했다. 단종과 출시 시점까지 맞물리면서 소비자들의 혼란도 이어졌다. 온라인상에는 “예전처럼 시켰는데 태국산인 줄 몰랐다” 등 변화를 인지하지 못한 채 주문했다는 후기가 잇따랐다. 

최모(28)씨는 “보통은 익숙한 메뉴 이름만 보고 주문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름과 구성이 그대로고 원산지만 바뀐 거면 소비자 입장에선 알아채기 어렵다”며 “단종 안내 등 명확한 고지가 없었다”고 지적했다.

교촌 측은 ‘슬그머니 대체’라는 일부 시선에 선을 그었다. 신제품 ‘윙박스’는 기존 태국산 메뉴였던 ‘점보윙’의 업그레이드 버전이라는 설명이다. 교촌 관계자는 “점보윙에서 날개 팁을 제거하고 품질을 개선한 제품이 윙박스다. 단종과 출시 시기가 겹치면서 소비자들이 오해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윙박스는 태국산 원육을 사용하지만, 교촌의 가공 기준과 물류·해동 공정을 적용하기 때문에 원가 차이는 거의 없다”며 “오히려 국내산 제품 대비 이익률은 10% 낮다”고 덧붙였다.

교촌은 이번 변화가 닭고기 수급 불안정과 품질 개선을 고려한 결정이었다고 설명했다. 우선 기존 ‘윙 시리즈’의 단종에 대해선 “국내산 닭 부분육의 수급 문제로 인해 일시적으로 중단한 것”이라고 밝혔다. 단종 안내가 없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그동안 제품 단종 시 공지를 홈페이지나 앱에 별도로 띄운 전례가 없다”고 해명했다.

다만 업계 일각에서는 교촌의 이번 조치가 다소 이례적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업계에 따르면 최근 닭 부분육 수급이 다소 불안정한 상황이긴 하지만, 이를 이유로 대표 메뉴를 단종하거나 수입산으로 전환한 사례는 흔치 않다.

한 치킨 프랜차이즈 업계 관계자는 “부분육 수급에 어려움이 있는 건 브랜드마다 정도의 차이가 있지만, 이를 이유로 주력 메뉴 자체를 바꾸는 방식은 업계에서도 매우 드문 사례”라고 말했다.

이예솔 기자
ysolzz6@kukinews.com
이예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