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과학] "진짜 뇌 같은 바이오프린팅"… KAIST, 6배 정밀 '3D 뇌 모사 플랫폼' 개발

[쿠키과학] "진짜 뇌 같은 바이오프린팅"… KAIST, 6배 정밀 '3D 뇌 모사 플랫폼' 개발

천연 하이드로젤로 고해상도 3D 다층 신경세포 네트워크 제작
뇌 구조·기능 연결성 동시 분석 통합 플랫폼
고해상도 3D 신경세포 뇌 모델 제공
신경 네트워크 연구, 신경질환 모델링, 약물스크리닝 등 활용

기사승인 2025-07-16 15:55:57
뇌 구조 모방 신경 네트워크 모델 구축과 기능적 측정 기술이 통합된 플랫폼. KAIST

인체에서 가장 복잡한 조직인 뇌는 모듈형 구조를 통해 계층적 기능 네트워크 시스템을 형성한다.

이 같은 뇌의 구조적 연결성과 기능적 활성 관계는 뇌과학 연구의 핵심 주제로, 이를 3D 체외 모델로 재현하고 분석하려면 정밀한 신경세포 네트워크 제작기술과 기능활성 측정 인터페이스가 필수다.

실제 뇌 같은 바이오프린팅 실현

KAIST 바이오및뇌공학과 박제균·남윤기 교수 공동연구팀이 뇌 조직과 유사한 기계적 특성을 가진 저점도 천연 하이드로겔을 이용해 고해상도 3D 다층 신경세포 네트워크를 제작하고, 구조적·기능적 연결성을 동시에 분석할 수 있는 통합 플랫폼을 개발했다.

기존 바이오프린팅 기술은 구조적 안정성을 위해 고점도 바이오잉크를 사용하지만, 이는 신경세포 증식과 신경돌기 성장을 제한한다.

반면 신경세포 친화적 저점도 하이드로겔은 정밀한 패턴형성이 어려워 구조적 안정성과 생물학적 기능 사이 근본적인 상충관계가 있다.

연구팀은 묽은 젤로 정밀한 뇌 구조를 만들고, 층마다 정확히 정렬해 신경세포 활동까지 동시 관찰할 수 있는 3대 핵심기술을 결합함으로써 정교하고 안정적인 뇌 모사 플랫폼을 완성했다.

적층형 바이오프린팅 기술과 미세전극 칩의 통합 과정. KAIST

이를 위해 연구팀은 묽은 젤이 흐르지 않도록 스테인리스 마이크로메시 위에 딱 붙게 만들어 주는 '모세관 고정효과 기술'로 기존보다 6배 더 정밀한 해상도 500㎛ 이하의 뇌 구조를 재현했다.

또 프린팅 된 층들이 삐뚤어지지 않고 정확히 쌓이도록 맞춰주는 원통형 설계 ‘3D 프린팅 정렬기’로 다층 구조체의 정밀한 조립과 미세전극칩과의 안정적 결합을 보장했다.

또 아래쪽은 전기신호를 측정하고, 위쪽은 칼슘 이미징으로 동시에 세포 활동을 관찰하는 ‘이중모드 분석 시스템’으로 층간 연결이 실제 작동하는지를 여러 방식으로 동시에 확인할 수 있게 했다.

그 결과 연구팀은 뇌와 유사한 탄성 특성을 지닌 피브린 하이드로겔을 이용해 3층으로 구성된 미니 뇌 구조를 3D 프린팅으로 구현, 그 안에서 실제 신경세포들이 신호를 주고받는 과정을 실험으로 입증했다.

이 실험은 위층과 아래층에는 대뇌 신경세포를 배치하고, 비어 있는 가운데층을 신경세포가 뚫고 지나가며 연결하도록 설계한 것이 특징이다.

아래층에는 미세전극칩을 달아 전기신호를 측정하고, 위층은 칼슘 이미징으로 세포 활동을 관찰한 결과 전기자극을 줬을 때 위·아래층 신경세포가 동시에 반응했고, 신경 연결을 차단하는 시냅스 차단제을 넣으면 반응이 줄어들어 신경세포들이 진짜 연결돼 신호를 주고받고 있다는 것을 입증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로 개발한 플랫폼을 다양한 뇌 영역의 특이성을 반영한 복잡한 구획화 조직 모델 제작에 응용하면 높은 생체모사도를 기반으로 신경질환 메커니즘 연구, 신경독성 평가, 신경보호 약물 스크리닝 등에 활용될 것으로 내다봤다.

박 교수는 “적층형 바이오프린팅과 측정 기술이 통합된 플랫폼으로 실제 뇌 조직과 유사한 기계적 특성을 가진 천연 하이드로겔 정밀 다층 신경세포 네트워크를 제작, 27일 이상 미세전극칩 인터페이스를 통한 장기간 기능 분석에 성공했다”며 “이 통합 플랫폼은 뇌 조직 공학 분야에서 구조와 기능 관계 연구의 한계를 극복하고 연구 효율성을 크게 높일 것으로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KAIST 바이오및뇌공학과 김수지 박사와 윤동조 박사가 공동 제1저자로 참여했고, 연구결과는 지난달 16일 국제학술지 ‘바이오센서스 앤 바이오일렉트로닉스(Biosensors and Bioelectronics)’에 게재됐다. 
(논문명: Hybrid biofabrication of multilayered 3D neuronal networks with structural and functional interlayer connectivity ※DOI: https://doi.org/10.1016/j.bios.2025.117688)

(왼쪽부터)윤동조 박사, 박제균 교수, (우측 상단)남윤기 교수, 김수지 박사과정. KAIST
이재형 기자
jh@kukinews.com
이재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