넘어질 때 무심코 짚은 손목이 골절, 다른 부위 골절 가능성 ‘급증’ [건강 나침반]

넘어질 때 무심코 짚은 손목이 골절, 다른 부위 골절 가능성 ‘급증’ [건강 나침반]

글·홍경호 세란병원 정형외과 상지센터장

기사승인 2025-10-21 09:25:05

여성은 35세 이후부터 서서히 뼈가 약해지는데, 폐경 이후 5~10년 동안 뼈 손실 속도가 가장 가파르다. 폐경이 되면 뼈를 흡수하는 세포 활동을 억제하는 에스트로겐(여성호르몬) 분비가 급격히 감소하기 때문이다. 폐경 직후 골다공증 위험은 크게 증가하며 척추 압박골절과 손목, 고관절 골절이 작은 충격에도 쉽게 발생한다.

나이가 들면 균형감각이 저하되고, 근력도 감소하며 쉽게 넘어지기 쉽다. 낙상은 단순히 외상이 아니라 골절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고령층에서는 낙상 시 반사적으로 손을 뻗어 땅을 짚다가 손목이 골절되는 경우가 많다.

골다공증 환자가 한번 골절을 겪으면 이후 다른 부위에 골절이 발생할 확률이 2~5배 증가한다고 알려져 있다. 특히 고관절 골절은 반대편 고관절이나 손목, 척추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골다공증은 뼈 자체의 강도가 전반적으로 낮아져 있기 때문에 특정 부위가 골절되면 그 외 부위도 쉽게 손상된다.

경미한 손목 골절은 향후 척추나 고관절 등 큰 골절의 예고 신호 역할을 하기도 한다. 손목 골절은 대개 적은 충격으로도 잘 발생하는데 이는 뼈가 약해져 있다는 초기 신호일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손목 골절 환자는 실제로 골다공증이나 골감소증을 이미 가지고 있을 확률이 높다.

연구에 따르면 손목 골절을 겪은 여성은 이후 척추골절이나 고관절골절 위험이 최대 2배까지 증가한다. 특히 폐경 후 여성은 손목 골절이 첫 골절로 나타나는 경우가 흔하고 그 후 10년 이내 척추, 고관절 골절로 이어질 가능성이 유의하게 높다는 보고도 있다.

손목 골절은 국소적 외상보다는 전신적인 골밀도 저하를 반영하는 경우가 많다"며 "50세 이상에서 손목 골절이 발생하면 반드시 골밀도 검사 및 골다공증 평가를 받아야 한다. 손목 골절은 척추나 고관절 골절 위험을 높이는 중요한 예측 인자이며, 이를 단순 골절로 넘기지 않고 골다공증 진단 및 치료로 이어가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40세 이전 조기 폐경, 부모의 고관절 골절, 저체중, 과음 등은 골다공증 발생 위험을 높인다. 폐경기 여성은 골밀도가 급격히 낮아지기 때문에 조기 진단을 위해 골밀도 검사를 정기적으로 받아야 한다. 낙상을 예방하기 위해 전선, 문턱 등 집안 공간을 안전하게 관리하고 허벅지와 엉덩이, 종아리 근육을 강화해 신체 기능을 강화해야 한다. 수면제 등 약물은 어지럼증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주치의와 복용을 조율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