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회 국방위원회 여야 의원들이 방위사업청 등을 대상으로 한 국정감사에서 ‘한국형 차기 구축함’(KDDX) 사업의 지연을 질타했다. KDDX 사업 장기화에 따른 국방 전력 공백 우려와 보안문제 등이 지적된다.
17일 국방위 위원들은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방사청 등 국정감사에서 석종건 방위사업청장 등에서 KDDX에 대한 집중 질의를 이어갔다. 강선영 국민의힘 의원은 KDDX 지연 문제에 대해 “방사청이 (군사기밀 유출을 이유로) HD현대중공업에 보안감점을 1년 연장하겠다고 했다가 다시 질의했더니 종합 검토한 다음 다시 결정하겠다고 했다”며 “이건 원칙이 무너지고 있는 것이다. 업체 간 문제보다 방사청이 혼란을 부추긴다”고 평가했다. 이어 “이렇게 소송을 겪다보면 전력화가 늦어질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강대식 국민의힘 의원은 “사업 지연으로 KDDX 구축이 늦어져 방산업계의 중대한 변환점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KDDX 사업은 2030년까지 7조8000억원을 들여 차세대 이지스함 6척을 건조해 실전 배치하는 대규모 방산 사업이다. 지난 2023년 12월 기본설계는 완료했지만,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이 선도함 건조를 놓고 수주 경쟁을 벌이는 등 사업자 선정도 하지 못한 채 계속 지연되고 있는 실정이다. HD현대중공업은 관행에 따라 기본설계를 한 당사가 상세설계를 수행할 수 있도록 수의계약으로 진행해야 한다는 입장이며, 한화오션은 경쟁 입찰로 공정하게 진행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다만 이 같은 경쟁을 수의계약이 부추긴다는 지적도 나온다. 수의계약은 경쟁입찰 방식이 아니라, 사업자를 직접 선택해 체결하는 계약이다. 박선원 민주당 의원은 기업과의 수의계약에 대해 “수의계약도 우리정부에서 원칙을 갖고 해야 한다”며 “KDDX 문제는 양사 간의 경쟁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 방산업이 어디까지 갈 것이고, 어디까지 신뢰할 수 있느냐의 문제”라고 강조했다.
백선희 조국혁신당 의원은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이 진흙탕 싸움을 하는데, 방사청은 무슨 역할하는지 보이지 않는다”며 “방산업은 내수보다 수출시장에서 더 많은 이윤을 받는 구조이기 때문에 계약 경쟁은 계속 심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승자 독식 구조이기 때문에 패러다임을 전환시킬 필요가 있다”며 “협력방안을 적극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최근 방사청이 계약의 공정성·객관성 확보를 위한 수의계약위원회 신설을 검토하겠다고 했다”며 “그러나 기존 방사청 계약심의위원회 외부의원이 다시 수의계약위원회 외부위원으로 오는데 새 관점으로 볼 수 있겠느냐”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석 청장은 세밀한 사업의 필요성을 느낀다며 관심을 갖고 해결하겠다고 답했다.
석 청장은 “KDDX 사업은 초기 여러 이슈가 됐을 때 적극적으로 하거나, 확인이 된 다음 결정하면 좋았을텐데, 지금 관점에서 해결하려 하니 많은 시간이 걸리기도 하고 많은 비용이나 문제 발생한다”며 “방사청이 좀 더 세밀하게 사업을 해야한다고 느낀다. 관심 갖고 조치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수의계약에 대해서는 방사청이 원칙을 갖고 편향되지 않게 업체의 능력을 기초로 판단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그는 “사업을 수의계약으로 하느냐, 경쟁입찰로 하느냐에 벌점은 평가 요소 중 하나”라며 “특정 업체 편향 없이 양 업체가 제시하는 능력 기초로, 원칙대로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경쟁입찰과 수의계약은 모두 필요하다. 경쟁입찰은 낙찰되는 기업은 괜찮지만, 낙찰이 안 되면 기업은 거의 망한다”며 “일정부분 생태계와 공급망 유지 측면에서는 일부 분할 수의계약하는 방법도 있다. 사업 성격 등을 고려해 적절히 활용할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수의계약 위원회 구성에 대해서는 “위원회를 편성하면 (방위사업 전문가)풀이 적다보니 신뢰성에 문제제기가 가능할 것”이라며 “풀을 다양화할 필요 있다. 위원 선정 등에는 랜덤 전산처리 등을 통해 객관성을 유지하겠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