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상포진은 통증과 더불어 피부에 발진과 물집이 생기는 질환이다. 대부분 치료받으면 몇 주 안에 좋아지지만, 문제는 발진이 가라앉은 뒤에도 대상포진 후 신경통이라는 잔여 통증이 남아 삶을 괴롭힌다는 점이다. 대상포진 신경통은 칼로 베는 듯 날카롭고, 전기가 오듯 찌릿하며, 옷깃만 스쳐도 화끈거리는 특징을 보인다. 통증은 주로 밤에 심해져 깊은 수면을 방해하고, 이로 인해 피로와 우울감이 겹치면서 일상생활 전체가 흔들리기도 한다.
대상포진 신경통은 단순한 피부병의 흔적이라기보다는 수두-대상포진 바이러스가 신경절을 파괴하며, 신경을 직접 손상시키면서 발생하는 만성 신경병증성 질환이다. 손상된 신경이 비정상적으로 과민반응을 일으키고, 통증 신호가 왜곡되어 지속되는 것이 핵심 원인이다. 따라서 만약 대상포진이 발생했다면 가능한 한 빨리, 특히 발병 후 72시간 안에 항바이러스제를 투여하여 바이러스 증식을 억제하고 신경 손상을 최소화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대상포진 후 신경통 치료는 일반 진통제로는 효과가 미미해 신경 손상에 특화된 신경병증성 약물치료가 필수적이다. 주로 가바펜틴이나 프레가발린 같은 신경 진통제를 사용하며, 신경 통증에 도움이 되는 삼환계 계열 항우울제가 병행되기도 한다. 국소 치료로는 리도카인 패치나 캡사이신 크림이 도움이 된다. 약물로 통증 조절이 불충분할 경우, 통증을 유발하는 신경의 흐름을 차단하는 신경 차단술, 고주파 시술이 추가된다. 난치성 통증 환자에게는 척수에 전극을 심어 통증 신호를 근본적으로 조절하는 척수 자극술 같은 첨단 시술이 새로운 대안으로 고려된다. 또한, 통증 관리와 심리적 부담 완화를 위해 물리치료나 심리 상담을 병행할 수 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예방이다. 신경통은 한 번 발생하면 치료가 어렵기 때문에 미리 막는 것이 최선의 전략이다. 모든 연령대에서 대상포진 발병 위험을 낮추는 핵심은 면역 체계를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것이다. 평소 충분한 휴식과 수면, 규칙적인 운동, 그리고 균형 잡힌 영양 섭취를 통한 기저 면역력 관리는 대상포진 예방의 중요한 축이다. 또한 50세 이상 성인이라면 반드시 대상포진 예방 백신 접종을 고려하는 것이 좋다. 백신 접종은 대상포진 발병 위험 자체를 낮출 뿐만 아니라, 만약 발병하더라도 그 증상을 경미하게 하고 신경통으로 진행될 위험도 50% 이상 크게 줄여준다. 특히 안전성을 높인 재조합 불활성화 사백신은 면역 저하자를 포함하여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있다.
“발진이 사라지면 끝난다”는 생각은 위험하다. 대상포진 후 신경통은 통증이 수개월 이상 지속되어 일상생활을 위협할 수 있기 때문이다. 통증은 단순히 참는 것이 아니라, 삶의 질을 지키기 위해 반드시 관리해야 할 질환이라는 인식이 필요하다. 환자와 가족은 예방과 조기 진료의 중요성을 꼭 기억하고, 질환 발생 시 초기 대처와 적극적인 관리를 통해 통증의 만성화를 막는 것이 중요하다.
[건강팁]
△면역력 관리를 위한 규칙적인 운동 및 충분한 수면
△50세 이상은 대상포진 예방 백신 접종
△스트레스 관리 및 균형 잡힌 영양 섭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