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사위, ‘대법원 현장검증’ 여파 지속…1시간 중지에도 ‘난장’ [2025 국감]

법사위, ‘대법원 현장검증’ 여파 지속…1시간 중지에도 ‘난장’ [2025 국감]

범여권 “여당 의원들이 재판기록 보러 갔다’는 국힘 주장은 사실 아냐”
국민의힘 “여당, 대법원 자료 요구서에 판결 기록 명시…변명하는 것”

기사승인 2025-10-16 15:44:16
16일 국회 본관에서 열린 감사원 대상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여야가 마찰을 빚자 송석준 국민의힘 의원이 자리에서 일어나 추미애 법사위원장에게 진행을 요구하고 있다. 김건주 기자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여야 의원들이 16일 감사원 등을 대상으로 열린 국정감사에서 대법원 현장검증 관련 주제로 부딪히며 결국 1시간 동안 감사가 중지됐다. 전날 대법원 국감 2차전 이후 양당 간 갈등이 가열되는 모습이다.

박은정 조국혁신당 의원은 이날 법사위 국감에서 최재해 감사원장의 보고 직후 의사 진행 발언으로 국민의힘이 언론플레이를 해 법사위원들의 명예를 실추시켰다고 지적했다. 박 의원은 “일부 국민의힘 의원들이 방송에 나가 (범여권 의원들이)재판 기록과 대법관 PC를 보겠다고 하고 다녔다”며 “우리는 (대법관 증원 1조4000억원 주장 확인을 위해) 대법관 사무실 평수를 보기로 했고, 대법정·소법정에 대법관이 늘어나면 얼마나 크기가 필요한 지 보러 다닌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는 국민의힘의 언론 플레이다. 일부 국민의힘 의원들이 법사위원들의 명예를 훼손했고, 제 명예도 훼손되고 있다”며 “10월말까지 국감을 하는데, 법사위 국감을 정쟁화시키지 말라”고 지적했다.

앞서 민주당 법사위원들은 전날 조희대 대법원장의 대선개입 의혹을 확인하겠다며 대법원 현장검증을 시행했다. 1심 유죄, 2심(항소심) 무죄가 선고된 이재명 대통령의 ‘공직선거법 사건’을 3심(상고심)에서 조 대법원장의 대법원이 유죄 취지로 파기환송한 데 따른 조치다. 이 과정에서 민주당은 검증에 착수했고, 국민의힘 법사위원들은 불참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박은정 조국혁신당 의원이 의사진행 발언 후 숨을 고르고 있다. 김건주 기자

민주당 소속 추미애 법사위원장은 이날 “(재판기록을 보려 했다는 국민의힘의 주장에) 지극히 유감”이라며 “대법원이 로그파일 제출에 불응해 현장검증이 필요했던 것이기에 이를 의결로 추인한 바 있다”고 밝혔다.

추 위원장은 “(이 대통령의 공직선거법 파기환송에 대한) 대법원의 대선 개입 판결이라는 의혹이 강력하게 제기됐기에, 과연 7만 페이지에 이르는 기록을 대법관들이 보고 재판을 했는지 확인하기 위해 미리 로그파일 제출을 요구했던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야당이 항의하자 추 위원장은 감사 중지를 선포했다. 당초 오전 10시40분부터 11시까지 20분간 정회하기로 한 국정감사는 1시간이 지난 11시40분쯤이 돼서야 재개됐다. 이 사이 양당 의원들은 각각 회의장 앞에서 상대 당이 거짓말을 하고 있다며 공방을 펼쳤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신동욱 국민의힘 의원이 여당 측 법사위원들의 대법원 자료 요구서 복사본을 공개하며 여당의 ‘판결과정’ 요구를 지적하고 있다. 김건주 기자

조배숙 국민의힘 의원은 추미애 위원장실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법관 집무실을 직접 보겠다고 하는데, 국회의원이 어떻게 그럴 수가 있느냐”며 “법사위가 민주당 다수의 힘으로 삼권 분립 파괴, 법치주의 파괴하는 데 앞장섰기 때문에 우리는 응할 수가 없다”고 말했다.

신동욱 국민의힘 의원은 범여권 법사위원들이 대법원에 자료 제출한 요구한 이유서를 보이며 “(민주당은) 대법원에 ‘대법원 전원합의체 심리 및 판결 과정 관련 서류’ 제출을 요구한다고 써놓았다”며 “그런데 ‘판결 과정’이라고 하면 나중에 문제가 될지 모르겠다고 생각해서인지 이 부분을 아무 효력 없는 볼펜으로 줄을 그었다”고 설명했다.

신 의원은 “(이유서를 보면) 여당 측이 뭘 요구하는지는 분명하지 않느냐”며 “재판 과정에 대한 판결을 요구하는 것이다. 지금 국민들이 대법원 재판에 대한 압박이라는 여론이 높아지니 지금 변명을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건주 기자
gun@kukinews.com
김건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