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적 성장 이룬 달빛어린이병원…과제는 ‘전문성 강화’

양적 성장 이룬 달빛어린이병원…과제는 ‘전문성 강화’

“5년 만에 7배 이상 증가, 전문성은 하락” 지적
지역 배분 강화, 지원 방안 마련 등 필요

기사승인 2025-10-14 06:00:16
보건복지부 E-GEN 홈페이지에 게시된 달빛어린이병원 배너. 보건복지부 홈페이지 캡처

달빛어린이병원이 제도 도입 5년 만에 7배 이상 늘었지만, 질적 성장은 미흡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정부가 제도적 지원 방식을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달빛어린이병원은 야간·휴일에 소아 환자의 의료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도입된 제도로, 자정까지 진료를 이어가 응급실 환자를 분산시키고 소아 전문의 진료를 제공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2020년 17개소로 시작한 달빛어린이병원은 올해 7월 말 기준 171개소로 7배 가까이 늘었다. 그러나 양적 성장에도 불구하고 지역 불균형과 전문성 저하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장종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보건복지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올해 7월 기준 달빛어린이병원의 46.3%가 서울·경기·인천 등 수도권에 집중돼 있었으며 경상북도에는 단 한 곳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달빛어린이병원 중 일부는 소아청소년과 전문의 없이 일반의와 인턴만으로 운영되거나, 응급의학과 전문의가 근무하고 있어 소아 환자에게 전문성 있는 진료를 제공하고자 하는 제도의 취지를 제대로 살리지 못하고 있었다.

전문가들은 달빛어린이병원이 양적 성장에는 성공했지만 실효성 강화에 있어 제도적 한계가 발목을 잡고 있다고 지적했다. 낮은 정부 지원금과 소아 진료 수가, 현실과 동떨어진 지원책이 대표적인 문제로 꼽혔다.

최용재 대한소아청소년병원협회 회장은 “달빛어린이병원이 제대로 된 진료 종결 역량과 전문성을 갖추지 못하는 이유는 부족한 지원 때문”이라며 “소아 진료 수가가 낮고 지원금도 적어 병원 입장에선 사업에 참여할수록 적자를 보는 구조”라고 말했다.

이어 “소아 경증 환자에게 처방전을 써줄 수는 있지만, 제대로 된 진료를 하기엔 한계가 있다”며 “정부의 지원 확대와 제도 개선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달빛어린이병원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지원 확대와 함께 지역 배분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전체 달빛어린이병원의 절반 가까이가 수도권에 집중된 만큼, 신규 지정 방식을 조정해 지역 불균형을 완화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다.

전문가들은 수도권에서는 현황 파악을 통해 의료기관의 전문성을 강화하고, 비수도권에는 지원금 증액과 적극적인 추가 지정을 추진하는 등 지역별 차별화된 지원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최 회장은 “수도권 지역은 이미 달빛어린이병원이 많다는 점을 고려해 신규 지정 속도를 낮추고 전문성 강화를 위한 점검을 해야 한다”며 “비수도권 지역은 반대로 달빛어린이병원 신규 지정을 조금 더 적극적으로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또 “소아 환자들이 심야 시간에도 제대로 된 진료를 받을 수 있는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며 “이를 위해선 기존 제도를 현장 상황에 맞게 발전시켜야 한다”고 전했다.

 

이찬종 기자
hustlelee@kukinew.com
이찬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