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 도시정비사업 시장 석권…10조원 수주 넘볼까

현대건설, 도시정비사업 시장 석권…10조원 수주 넘볼까

기사승인 2025-09-30 06:00:05
현대건설이 제시한 압구정2구역 한강변 단지 전경. 현대건설

현대건설이 압구정2구역 재건축 사업과 전라중교일원구역 재개발 사업을 동시에 수주하며 하루만에 3조원이 넘는 도시정비사업 수주액을 확보했다. 현대건설은 올해 도시정비사업 수주액 10조원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30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현대건설은 지난 27일 열린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압구정2구역 재건축 시공사 선정 총회에서 시공사로 최종 선정됐다. 전체 참석자 1431명 중 1286명(90%)의 찬성으로 선정됐으며 반대는 91명, 기권 및 무효는 54명이었다.

압구정2구역 재건축은 1982년 준공된 신현대아파트(9·11·12차) 1942채를 지하 5층~지상 65층, 14개 동, 2571세대 규모의 공동주택과 부대복리시설을 조성하는 사업이다. 공사비는 3.3㎡(평)당 1150만원으로 총 2조7489억원 규모다. 당초 삼성물산 건설부문이 입찰에 참여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입찰 조건 등을 이유로 불참을 선언하면서 경쟁이 무산됐다. 이에 따라 현대건설이 수의계약 방식으로 시공권을 확보하게 됐다.

업계에서는 현대건설이 압구정2구역의 시공권을 따낸 이유로 상징성을 꼽았다. 압구정 지역에는 △현대1~7차(3구역) △신현대 9·11·12차(2구역) △현대10·13·14차(3구역) △현대8차(4구역)등 현대 아파트가 다수 분포해 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압구정을 떠올리면 자연스럽게 현대가 연상될 정도로 압구정 일대는 현대건설이 꽉 잡고 있다”고 전했다. 이런 상징성을 지키기 위해 현대건설은 지난 5월 ‘압구정 현대’ 상표권 출원을 맡길 대형 법무법인을 선임하기도 했다.

같은 날 현대건설은 전북 전주시 전라중교일원구역 재개발사업 시공권도 확보했다. 포스코이앤씨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단독 입찰했다. 해당 사업은 전주시 덕진구 덕진동1가 1268-1번지 일대(구역 면적 12만2226㎡)에 용적률 229.99%를 적용해 지하 2층~지상 17층 규모의 아파트 1937가구와 부대복리시설 등을 조성하는 사업이다. 총 공사비용은 7332억원으로 이중 현대건설 계약금액(현대건설 지분 55%·포스코이앤씨 지분 45%)은 약 4033억원이다.

현대건설은 압구정2구역 재건축 사업과 전라중교일원구역 재개발 사업의 시공권을 동시에 따내며 약 3조1522억원의 수주고를 올렸다. 이를 바탕으로 삼성물산을 제치고 올해 도시정비사업 실적 1위를 기록했으며 누적 수주액은 8조6878억 원에 달한다. 뒤이어 포스코이앤씨가 3위를 차지하고 있다.

다만 삼성물산이 현대건설을 매섭게 추격하고 있다. 지난 27일 삼성물산은 대우건설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영등포구 문래동4가 재개발 정비사업을 수주했다. 해당 사업은 영등포구 문래동4가 23-6번지 일대에 지하 6층~지상49층 규모 총 6개 동, 2176가구와 지식산업센터, 부대복리시설 등을 조성하는 사업이다. 공사비는 총 9346억원이며 양사가 각각 50%의 지분을 갖고 있다. 삼성물산은 여의도 대교아파트 재건축(7721억) 사업 수주 등도 앞두고 있다.

현대건설은 올해 주요 지역에서 굵직한 시공권을 확보했다. △강남구 압구정2구역 재건축(2조7489억원) △경기 구리 수택동 재개발(1조9648억원) △강남구 개포주공6·7단지 재건축(1조5138억원) △부산 연제구 연산5구역 재건축(7656억원) △성북구 장위9구역 재개발(3502억원·DL이앤씨와 컨소시엄) 등이 대표적이다.

현대건설은 장위15구역 재건축 시공사 선정도 앞두고 있다. 장위15구역은 장위뉴타운 내에서 가장 큰 사업장으로 공사비는 1조4700억원에 달한다. 현대건설은 두 차례 입찰에 모두 단독으로 참여했다. 다음 달 27일 마감되는 3차 입찰에서도 유력한 후보로 꼽힌다. 이를 포함할 경우 현대건설의 올해 도시정비사업 수주액은 10조원을 넘어설 전망이다.

현대건설은 올해 업계 최초로 ‘도시정비사업 수주 연간 10조원’ 달성에 강한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압구정 현대아파트는 대한민국 주거 혁신의 출발점”이라며 “반세기에 걸친 현대 헤리티지를 잇는 ‘100년 도시’로 압구정 지역을 새롭게 완성하며 더욱 차별화된 주거 문화를 선도하겠다”고 밝혔다.

이유림 기자
reason@kukinews.com
이유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