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한이탈 아동·청소년이 국내 아동·청소년보다 정신질환 발병 위험이 더 크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홍민하 강동경희대학교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연구팀은 북한이탈 아동·청소년 1618명과 국내 아동·청소년 30만8000여 명을 대상으로 15년간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외상후스트레스장애(PTSD), 우울증, ADHD 등 주요 정신질환 발병률이 북한이탈 아동·청소년에서 유의하게 높았다고 19일 밝혔다.
연구팀에 따르면 북한이탈 아동·청소년의 정신질환 발병 위험은 국내 아동·청소년보다 약 1.3배 높았다. 특히 PTSD,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 주요우울장애(MDD), 양극성장애, 불안장애 등에서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차이가 나타났다. 성별·연령·소득 수준 등 요인을 보정한 다변량 분석에서도 같은 경향이 유지됐다.
홍 교수는 “북한이탈 아동·청소년은 언어와 문화를 공유하지만, 전혀 다른 사회·정치 환경에서 성장한 탓에 정신건강 측면에서 누적된 취약성을 가질 수밖에 없다”며 “이번 연구는 환경 요인이 정신질환 발병에 미치는 영향을 실증적으로 확인한 사례”라고 설명했다.
이어 “연구 결과가 난민 아동·청소년을 위한 의료·교육 정책 수립의 근거 자료로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