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손기정 금메달 90주년, IOC에 이름·국적 정정 서한 보낸다”

[단독] “손기정 금메달 90주년, IOC에 이름·국적 정정 서한 보낸다”

손기정재단, 2026년에 금메달 90주년 맞아 IOC에 정정 요청 예정
세계육상연맹도 여전히 ‘기테이 손(Kitei Son)’ 표기
“‘코리아 손기정’으로 바로잡아야”

기사승인 2025-08-15 06:00:04
이준승 손기정기념재단 사무총장이 지난달 15일 서울 중구 손기정기념관에서 쿠키뉴스와 인터뷰하고 있다. 유희태 기자

손기정기념재단이 2026년, 손기정 선수의 베를린 올림픽 금메달 90주년을 맞아 국제올림픽위원회(IOC)에 국적과 이름 정정을 요청하는 서한을 보낼 예정이다.

손 선생의 외손자 이준승 손기정기념재단 사무총장은 14일 쿠키뉴스에 “내년에 금메달 90주년을 계기로 재단이 직접 IOC에 공식 서한을 전달할 계획”이라며 “손기정의 나라를 잃은 아픔을 이제는 치유해야 한다. IOC가 여전히 이 문제에 대한 인식이 부족하다. 국적 변경 요청과 함께 역사적·정서적 의미를 호소하겠다”고 말했다.

체육계에 따르면 IOC는 최근 일제강점기 시절 일본 국적으로 출전한 선수들의 약력을 일부 수정했다. 2011년부터 한국어 이름이 병기된 손기정 약력에는 “일제강점기라 올림픽에 일본 국적으로 나설 수밖에 없었다”고 명시됐다. 남승룡 선수의 소개글에는 “한국은 일본군 점령하에 있었기 때문에 올림픽 참가 기록이 일본 이름 ‘쇼류 난’으로 남았다”는 문구가 추가됐다.

진전이 있었다는 점에서 의미는 크지만, 약력 수정만으로는 근본적인 해결이 되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온다. 민족의 영웅인 손기정과 남승룡은 여전히 IOC 기록에서 일본 국적의 ‘기테이 손’(Kitei Son)과 ‘쇼류 난’(Shoryu Nan)으로 공식 표기돼 있다.

손기정과 남승룡은 세계육상연맹에도 일본 국적의 일본 국적의 ‘기테이 손’(Kitei SON)과 ‘쇼류 난’(Shoryu NAN)으로 공식 표기돼 있다. 세계육상연맹 공식 홈페이지 캡처

이 사무총장은 이번 IOC의 수정에 대해 “여러 노력들이 들어간 결과”라고 긍정적인 평가를 내리면서도 “아쉬움은 분명하다. 공식 표기는 아직도 ‘기테이 손’이다. 소개 자료로 들어가려면 한 번 더 눌러야 한다. ‘코리아 손기정’으로 표기 변경을 하는 것이 최종 과제”라고 강조했다.

세계육상연맹에서도 손기정과 남승룡은 ‘일본인’으로 남아 있다. 이를 지적한 이 사무총장은 “작년 세계육상연맹에 서한을 보내는 등 국적 회복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하고 있다”면서 “내년은 할아버지의 금메달 90주년이다. 그동안은 정부와 공조하며 의견을 전달하는 수준이었지만, 이번에는 재단이 직접 IOC에 서한을 보낼 것”이라고 밝혔다.

김영건 기자
dudrjs@kukinews.com
김영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