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본회의서 野 필리버스터, 與 퇴장 응수…고성 오가기도

국회 본회의서 野 필리버스터, 與 퇴장 응수…고성 오가기도

여야 고성 오가며 대치…9시께 잠시 무제한토론 멈춰

기사승인 2025-08-04 21:52:34 업데이트 2025-08-04 22:15:13
신동욱 국민의힘 의원이 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방송법 통과를 막기 위한 필리버스터(무제한토론)을 이어가고 있다. 김건주 기자

국민의힘이 더불어민주당 주도의 방송법 본회의 통과를 막기 위해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에 돌입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소수 의원만 본회의장을 지키고 나머지는 퇴장하는 방식으로 무제한 토론에 응수했다.

여야는 4일 국회 본회의에서 신임 국무위원 인사가 끝난 오후 2시40분께부터 목소리를 높였다. 방송 3법(방송법·방송문화진흥회법·한국교육방송공사법 개정안) 등 쟁점 법안의 처리를 위해 더불어민주당이 의사일정 변경 동의 안건을 제안할 때부터 충돌했다.

문진석 민주당 의원은 “방송 3법은 공영방송 지배구조를 개선해 방송의 공적 책임을 강화하고 방송의 독립성과 자율성을 권력 기관과 정권이 아닌 주권자인 국민에게 돌려주기 위한 법”이라고 말했다. 이에 강명구 국민의힘 의원은 “민주노총에 주는 것”이라고 소리쳤다.

또 문 의원이 “(방송법 등) 법안들은 시급한 민생 개혁 과제임에도 불구하고 윤석열 정부의 거부권 남용으로 민생 경제 회복에 뒷받침이 되어 주지 못해 그 피해가 고스란히 국민께 전달되고 있다”고 말하자 국민의힘 측에서는 “무슨 소리냐”며 즉각 반발했다.

오후 4시께 의사일정이 변경되고 방송법 상정 함께 신동욱 국민의힘 의원을 첫 주자로 필리버스터가 시작됐다. 신 의원은 “반미 대통령·국무총리·당 대표가 여권을 이끌고 있다”고 바판했다. 반면 민주당 의원들은 “비방하지 말라”며 소리쳤다.

민주당 의원들은 필리버스터가 시작된 직후 의석에서 일어나 나가기 시작했다. 이후 3분 만에 필리버스터 종결 동의안을 제출해 중간에 발언이 잠깐 멈추기도 했다. 국회법에 따르면 재적의원 5분의 3 이상이 동의하면 필리버스터 개시 24시간 후 표결로 토론을 종결시킬 수 있다.

오후 5시30분 기준으로 국민의힘에서는 박대출 의원 등 16명이, 민주당에서는 허영 의원 등 3명만 본회의장에 남아 무제한 토론장을 지켰다.

신 의원은 이날 오후 9시께 필리버스터 중 여당 의원들과 논쟁을 주고받다가 언성을 높이기도 했다. 신 의원은 방송3사의 사장 임명에 대해 “사실상 노동조합이 사장을 뽑을 수 밖에 없게 하는 구조를 아니라고 하면 국민을 속이는 것”이라며 “노조가 합의해야 사장추천위원회를 만들 수 있는데, 멀쩡하게 합의하는 사람이 어디있냐, 협박하니까 하는 거 아니냐”고 말했다.

이에 민주당 김용민·이강일 의원 등 여당은 반발했다. 이에 이학영 국회부의장은 신 의원에게 “토론 대꾸하지 마시고 하시고 싶은 말씀만 계속 하라”고 장내를 정리하기도 했다.

한편 신 의원은 고성을 주고받던 중 필리버스터 시작 5시간8분 만인 오후 9시9분께 “필리버스터를 그만하겠다”고 말했다가 번복하고 10여분 후 필리버스터를 재개했다.
김건주 기자
gun@kukinews.com
김건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