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술집 손님에게 "성폭행으로 임신했다"며 수술비 명목으로 돈을 요구하고 집까지 찾아가 협박한 커플이 법원에서 각각 징역형의 집행유예와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울산지법 형사5단독 조국인 부장판사는 공동공갈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30대 남성 A 씨에게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 20대 여성 B 씨에게는 벌금 500만 원을 각각 선고했다고 29일 밝혔다.
이들은 연인 사이로, 지난해 2월 B 씨가 근무하던 주점에서 알게 된 손님 C씨에게 접근해 "성폭행을 당해 임신했다"고 주장하며 금전을 요구했다.
B 씨는 "임신 중절 수술이 필요하다"며 연락했고, A 씨는 직접 C 씨에게 전화해 책임을 져야 한다고 압박했다.
이들은 돈을 주지 않으면 경찰에 신고하겠다며 협박성 발언도 서슴지 않았다. "진짜 성폭행당한 것 같다", "600만 원에 합의하는 게 낫다", "오늘 경찰서 간다. 후회하지 말라"는 등의 발언으로 C 씨를 위협했다.
급기야 C 씨가 연락을 피하자 그날 밤 집까지 찾아가 문을 두드리며 대면 압박을 시도한 것으로 드러났다.
재판부는 "A 씨는 범행을 주도했을 뿐 아니라 과거 공갈미수로 벌금형을 선고받은 전력이 있고 피해자와 합의도 하지 못했고, B 씨는 다른 사기 범행으로 이미 집행유예 중임에도 자숙하지 않고 범행에 가담했다"고 밝혔다.
이어 "다만 재판부는 두 사람의 범행이 실제로 금전을 받아내지는 못한 미수에 그쳤고 범행을 인정하고 반성하고 있는 점을 참작해 형량을 정했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