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집 나간 며느리도 돌아오게 한다는 가을전어는 아주 오래된 옛말이다. 요즘은 금어기가 끝난 뒤 청정바다 삼천포항 일원에서 잡히는 싱싱한 전어를 여름철 햇전어라 부르며 가을전어의 명성을 뛰어넘었다.
뼈가 연하고 육질이 부드러워 뼈 째 먹으면 씹을수록 고소하고 감칠맛이 나기 때문이다. 특히, DHA, EPA 등 불포화지방산이 풍부해 두뇌발달은 물론 성인병 예방에도 탁월하다.
여름철 햇전어는 구이보다는 회나 무침으로 제격이다. 전어는 보통 회, 회무침, 구이 등 3종류의 음식으로 제공되는데, 이를 전어 삼총사로 부른다.
전어요리 중 단연 으뜸으로 고소하고 달콤한 맛을 제대로 느낄 수 있다. 회를 한 점 입안에 넣고 씹으면 처음에는 뽀득뽀득 씹히다 이내 녹아 전어 특유의 고소달콤함을 남긴 채 아쉽게도 식도로 사라져버린다. 전어회를 먹다가 상추, 깻잎, 초장을 넣고 쓱쓱 비비기만해도 회무침이 되는 마법을 경험할 수 있다.
무와 당근, 양파, 오이 등과 만난 전어는 마치 활화산을 연상시키는 전어회로 탄생했다. 빨간색으로 버무려진 회무침은 보는 것만으로도 입안에 침이 가득 고인다. 상추 또는 깻잎에 싸서 입에 넣으면 시큼한 장맛과 신선하고 아삭한 야채맛이 어우러져 새콤하면서도 시원한 맛에 힐링을 느끼게 된다. 특히, 따뜻한 밥에 얹어 비벼 먹으면 순식간에 밥 한 공기가 사라진다. 진정한 밥도둑이라고 할 수 있다.

사천=강연만 기자 kk77@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