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추앙받던 손석구, 믿음을 의심하다
막이 오르면 무대는 거대한 나무 위. 태평양 전쟁이 막바지에 접어든 1945년 4월, 일본 오키나와 섬에서 전투를 치르던 두 군인이 피신한 곳이다. 전쟁을 여러 번 겪은 본토 출신 상관은 겁에 질린 오키나와 출신 신병을 어르고 타이르며 숨을 죽인다. 둘은 날이 갈수록 세를 넓히는 적군 야영지를 보며 2년을 보낸다. 그러던 어느 날 두 사람 앞에 도착한 편지. 이렇게 적혀 있다. “전쟁은 2년 전에 끝났습니다. 어서 거기서 나오세요.” 지난 20일 개막한 연극 ‘나무 위의 군대’ 속 이야기다. ‘나무 위의 군대’... [이은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