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용 총재, 스테이블코인 관련 “한은, 의사결정 주체로 들어가야”[2025 국감]

이창용 총재, 스테이블코인 관련 “한은, 의사결정 주체로 들어가야”[2025 국감]

스테이블코인, 통화정책에 직접적 영향 있어

기사승인 2025-10-20 18:49:55 업데이트 2025-10-20 19:59:02
이창용 한은 총재가 스테이블코인과 관련한 질문에 답하고 있다. 국회방송 갈무리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원화 스테이블코인 제도화와 관련해 “법을 바꿔서라도 한국은행이 의사결정의 한 주체로 들어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총재는 20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의 한은 국정감사에서 스테이블코인 제도화 과정에서 한은의 역할에 대한 조승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의에 이같이 답했다.

이 총재는 “현재 현행 법 체제 하에서는 금융위원회가 관리하고 있다”면서 “스테이블코인 문제는 한은의 통화정책에 직접적인 영향이 있기 때문에 한은의 의견이 강력히 반영돼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이 총재는 “미국의 지니어스 액트처럼 한은이 스테이블코인에 관해서는 그 담당자로 전원합의제(방식으로 참여하는)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다른 나라의 경우에는 통화정책과 혁신을 고민하면 되는데 우리나라는 기본적으로 자본 자유화가 완전히 되지 않았고 내국인이 해외에 자산을 보유 것을 제한적으로 허용하고 있다”며  “원화 스테이블코인이 허용되면 이런 큰 틀의 제도가 바뀌어야 하는 문제도 있다. 그런 구조적인 변화 문제까지 통화정책 외에 구체적인 문제가 많다”고 설명했다. 

이는 원화 스테이블코인 도입 필요성에는 공감하지만 외환규제와 금융산업 구조, 통화정책 등에 미칠 광범위한 영향을 고려해 신중한 제도 설계가 필요하다는 의견으로 풀이된다. 스테이블코인이 편리한 결제 수단을 넘어 화폐를 대체할 가능성을 지녔다는 점에서 거시경제 전반에 미치는 영향을 종합 평가해야 한다는 것.

한편 정부와 금융권, 가상자산 업계는 지난해부터 스테이블코인 발행주체 관련 논의를 해왔으나 이견을 좀처럼 좁히지 못하고 있다. 

이 총재는 이와 관련해 “블록체인은 기술을 통해서 원화 자유화에 대한 규제를 계속 유지할 수 있다고 보는 견해가 있다”면서도 “한은은 기술만 가지고 하기는 굉장히 어려운 면이 많다고 (판단하기 때문에) 은행들이 주관하는 컨소시엄을 통해서 협업을 해서 점진적으로 하는 것이 좋지 않나 생각한다”고 전했다. 

이어 “원화를 국제화하는 것이 좋다고 아예 결정을 내리면 문제가 쉬워지는데 원화 국제화를 아직 우리가 성급하게 하기 어렵다는 제한 하에서는 은행 중심으로 점진적으로 갔으면 좋겠다는 것이 지금 가장 큰 의견 차이가 있는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그는 원화 스테이블코인 발행으로 국내 자본 규제를 피할 수 있다 점에서 범부처 차원의 대응책 마련도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이 총재는 “자본자유화를 허용하지 않은 상태에서 원화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하고 이를 돈 많은 내국인이 바이낸스 등 해외 기관에 넣어두면 우리나라 원화 예금을 해외에서 보유하는 것과 마찬가지”라며 “자본 규제를 완전히 피할 수 있는 만큼 이 문제도 심각하게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스테이블 코인 규모가 늘어나면 한국은행이 컨트롤하기가 어려워질 수 있다”며 “통화 정책과 관련해 걱정이 드는 부분이 상당히 있다”고 덧붙였다. 
임성영 기자
rssy0202@kukinews.com
임성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