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한미 관세 협상과 관련해 “(미국 측이 대미투자 펀드) 선불 지급 요구를 철회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16일(현지시간) 구 부총리는 이날 워싱턴DC 국제통화기금(IMF) 본부에서 진행한 동행기자단 간담회에서 “어제 주요20개국(G20) 회의장에서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을 만났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어 구 부총리는 “베선트 장관은 한국 외환시장의 안정성을 확보하는 게 한국에도 좋고, 미국에도 좋다고 느끼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베선트 장관이 한국 외환시장이 안정될 수 있도록 미국이 할 수 있는 협력이나 지원에 대해 관심을 갖고 우리와 소통을 잘하지 않을까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현재 구 부총리는 워싱턴DC에서 열린 ‘제4차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중앙은행총재 회의 및 국제통화기금(IMF)·세계은행(WB) 연차 총회(Annual Meetings)’에 참석 중이다. 이번 미국 방문을 계기로 교착 상태에 빠진 관세 협상의 물꼬를 트기 위해 총력전에 돌입한 상황이다.
구 부총리는 “(미국이 한국에게) 3500억달러를 ‘업프런트’(up front·선불)하라고 했을 때 한국이 (받아들이기) 쉽지 않다는 것을 베선트 장관이 잘 이해하고 있고, 내부적으로 (통상 협상 주체인)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관과 (관련한) 이야기를 했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는 미국 측의 ‘선불 지급’ 요구를 막을 가능성이 높아진 것이냐는 물음엔 “그 부분을 (미국 측이) 이해하고 있으니까 그런 측면에서는 우리한테 좋을 수 있다”고 답했다.
추가적으로 ‘선불 지급 요구 철회 가능성과 관련해 유의미한 진전이 있다는 의미냐’는 질문에는 “그렇게 보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저는 러트닉과 7월 말에 만나고 안 만났다. 제 (협상) 창구는 베선트”라면서 “(베선트에게) 내부에 (한국 입장을) 이야기해달라고 했으니 그 부분은 (미 측의) 언더스탠딩이 높아졌다고 봐야 한다. 그런 면에서는 굿 사인”이라고 했다.
한미 통화스와프와 관련해서는 “통상협상은 러트닉 장관과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하는 게 본체”라며 “협상에 따라 필요한 외환의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해 통화스와프를 할 수도, 안 할 수도 있고 많이 할 수도, 적게 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협상 결과에 따라 한국 외환시장의 안정성을 유지하기 위한 여러 가지 방법 중 하나 ‘원 오브 뎀’이 통화스와프”라며 “지금 시점에서 이게 완전히 필요하다고, 필요 없다고, 많이 하고 적게 하는 게 중요한 게 아니다”라고 부연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에도 한국이 미국과의 무역합의의 일환으로 대미 투자금 3500억 달러(약 500조원)를 ‘선불’ 지급하기로 했다고 거듭 언급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