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명 대통령이 미국 뉴욕에서 열린 제80차 유엔(UN·국제연합)총회 참석 기간 중 4개국 정상과 회담을 갖고 국제 무대에서 존재감을 드러냈다. AI(인공지능), 원자력 발전, 방위산업 등 분야에서 협력 확대를 논의하며 민생·경제 외교에 주력했다.
이 대통령은 23일(현지시간) 안토니우 구테레쉬 UN 사무총장, 샤브카트 미르지요예프 우즈베키스탄 대통령, 페트르 파벨 체코 대통령과 각각 회담을 가졌다. 이어 24일에는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 카롤 나브로츠키 폴란드 대통령과 잇따라 만났다.
이날 오전 뉴욕 주유엔대표부 반기문홀에서 열린 멜로니 총리와의 회담에서 양국 정상은 국제환경 변화에 맞춰 AI와 방산 분야에서 호혜적 협력을 강화하고, 상호 정상 방문을 통해 이를 구체화하기로 했다. 멜로니 총리는 “9세 딸이 K팝 팬”이라고 언급하며 한국 문화 전반에 대한 관심을 전하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같은 날 유엔본부 안전보장이사회 의장실에서 나브로츠키 대통령을 만나 방위산업을 포함한 양국 경제협력 확대 방안을 논의했다. 앞서 폴란드는 지난 7월 현대로템과 65억 달러(약 9조1400억 원) 규모의 K2 흑표 전차 2차 수출 계약 협상을 마무리한 바 있다.
전날 회담에서는 에너지·인프라 협력이 중점적으로 다뤄졌다. 위성락 대통령실 국가안보실장은 현지 기자간담회에서 “우즈베키스탄 대통령과는 교통, 인프라 및 핵심 광물 분야 진출을 협의했고, 체코 대통령과는 신규 원전 건설 최종 계약 이행 방안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우리 정부는 지난 6월 한국수력원자력을 주축으로 한 ‘팀코리아’를 통해 체코 두코바니 원전 건설 사업 계약을 체결했다. 1000MW급 한국형 원전 ARP1000 2기를 건설하는 이 사업 규모는 26조원에 달한다.
한편 이날 예정됐던 이 대통령과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의 정상회담은 취소됐다. 대통령실은 “프랑스 측이 국내 사정으로 불가피하게 연기를 요청했으나 양국 정상의 일정상 결과적으로 취소됐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