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지는 컴플리트 가챠…게임사, 새 비즈니스 모델로 전환 가속

사라지는 컴플리트 가챠…게임사, 새 비즈니스 모델로 전환 가속

정부 금지 법안 발의 전 업계는 이미 탈(脫) 가챠…시장 충격 제한적
넥슨 ‘마비노기 모바일’ 사례 결정적…‘모비노기라이크’ 신조어 탄생

기사승인 2025-09-26 06:00:08
아이온2 사전예약 포스터. 엔씨소프트 제공

정부가 ‘컴플리트 가챠’ 금지에 나선 가운데 게임업계는 이미 변화의 흐름을 만들고 있다. 이용자 반발과 글로벌 규제 속에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준비해온 만큼 법안이 통과돼도 큰 충격은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26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컴플리트 가챠’ 시스템을 금지하는 게임산업진흥에 관한 법률(게임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컴플리트 가챠는 여러 종류의 아이템을 모두 모아야 원하는 보상을 얻는 방식이다. 예를 들어 A, B, C 세 가지 아이템을 모두 뽑아야 ‘특급 아이템’을 얻을 수 있다.

‘컴플리트 가챠’ 방식은 특정 아이템이 나오지 않으면 뽑기를 무한 반복해야 하는 특성 탓에 과금 규모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기 쉽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이용자 피로감과 경제적 부담이 크다는 지적이 꾸준히 이어졌고 사행성 논란의 중심에 섰다. 일본 등 해외에서는 이미 강력한 규제가 이뤄지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번 이재명 정부의 대선 공약 중 하나가 ‘컴플리트 가챠 금지’였기 때문에 해당 법안이 국회를 통과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국내 게임업계에서도 이미 예전부터 자체적으로 변화를 모색해온 만큼, 이번 법안이 통과되더라도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을 전망이다. 컴플리트 가챠를 사용한 대표 장르인 MMORPG 신작들은 필수 확률형 아이템을 줄이고 외형 꾸미기나 게임 내 재화 활용으로 방향을 돌리는 추세다. 단기 수익보다는 장기적으로 이용자들을 끌어들이는 전략이 확산되고 있다.

특히 상반기 흥행에 성공한 넥슨 ‘마비노기 모바일’ 사례가 결정적이다. 출시 이후 멤버십·패스 중심 BM과 협동·생활 콘텐츠로 현재 10~20대 이용자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모비노기라이크’라는 신조어가 생길 정도로 새로운 BM 구조와 게임 시스템을 만들었다.

이에 맞춰 엔씨소프트가 내년 출시를 준비 중인 MMORPG ‘아이온2’는 필수 과금 아이템 없이 캐릭터 외형 꾸미기에 초점을 맞췄다. 아이온1 이용자 중 여성 게이머 비중이 높아 외형 치장 수요가 많았던 만큼 이번 BM 구조가 가능하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컴투스의 MMORPG ‘더 스타라이트’ 역시 일부 확률형 아이템을 게임 내 재화로도 구매할 수 있도록 했다. 

위메이드 ‘레전드 오브 이미르’도 같은 흐름을 따른다. 대부분 과금 상품을 게임 내에서 획득할 수 있는 ‘다이아’로 구매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게임 플레이로 얻은 다이아로 주요 상품을 이용하는 순환 구조를 마련해 게임 내 경제를 활성화하고 이용자의 과금 부담을 줄이려는 의도다.

결국 이번 개정안은 업계가 이미 변화해 온 흐름을 제도적으로 확인하는 과정이자 남아 있는 사행성 요소를 원천 차단하기 위한 장치라는 의미를 갖는다. 게임사들이 새로운 수익모델을 모색하며 변화해 온 만큼 앞으로는 장기적인 흥행을 위해 이용자 신뢰를 확보하는 경쟁이 더 치열해질 전망이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쿠키뉴스에 “예전 컴플리트 가챠 관련해서 이슈가 많이 돼 게임사들도 그런 시스템을 자제하려는 분위기가 있다”며 “이번에 금지법이 발의되면 어느 정도 영향은 있겠지만, 이미 수익구조를 바꾸려고 하는 곳이 많다”는 분위기를 전했다.

송한석 기자
gkstjr11@kukinews.com
송한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