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02년 한일 월드컵을 유치한 정몽준 대한축구협회 명예회장이 한국 축구에 조언을 건넸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은 16일 오전 11시 서울 종로구 아산정책연구원에서 ‘제2회 K리그 명예의 전당 헌액식’을 개최했다. 정몽규 대한축구협회 회장, 권오갑 한국프로축구연맹 회장과 K리그 각 구단 대표들도 참석해 헌액자들을 축하했다.
공헌자 부문에 선정된 정몽준 명예회장은 “저를 명예의 전당에 추천해 주신 선정위원회와 권오갑 총재님께 감사드린다. 한국 축구가 프로 축구를 포함해서 지난 한 30년간 많은 발전을 했는데 그것은 모두 여기에 계시는 여러 축구를 사랑하시는 분들, 축구 지도자분들 덕분이라고 생각한다.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고 입을 열었다.
정 회장은 “좋은 상을 받으면서 무슨 이야기를 할까 하다가 한두 가지만 말씀드려야겠다고 생각했다. 첫째는 선수하고 지도자분들에게 부탁의 말씀을 드린다. 한국의 현재 FIFA 랭킹은 23위다. 그런데 일본은 18위더라. 2002년 월드컵 때 한국은 4강까지 갔고 일본은 16강이었다. 그래도 한국의 축구 실력이 이것보다는 좀 더 나아져야 되지 않나 생각한다. 축구인들께서 조금 더 분발을 해 주시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어 “또 하나는 축구 행정을 하는 분들에게 말씀을 드린다. 2002년 월드컵을 일본하고 공동 개최할 수 있게 된 것도 제가 FIFA 부회장에 당선이 됐기 때문에 그것이 가능했었다고 생각한다”면서 “대한축구협회 회장에 당선된 다음에 축구인 분들하고 만나서 ‘축구협회 회장이 됐는데 제가 할 일이 무엇이냐’고 물었다. 한국에 여러 가지 축구 행정이 있겠지만 그것은 축구인들이 하면 되고 축구협회 회장은 그래도 바깥일을 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그 당시 아시아를 대표해 FIFA 부회장 선거가 있다고 해서 많은 사람들이 잘 안 될 거라고 해도 출마했다. 선거에 나가서 11표를 얻어 한 표 차이로 이렇게 당선이 됐었다”고 돌아봤다.

정 회장은 “이후 FIFA에 가보니, 집행위원이라는 분들이 한 20여분 있고 아발란제 회장 그 밑에 블라터 사무총장이 있었다. 이분들은 2002년 월드컵을 당연히 일본에서 하는 걸로 생각하고 있었다”며 “그래서 제가 그때 그러면 안 된다고 주장했다. 일본이 국제사회에서나 경제적으로 한국보다 조금 앞서 있는지 몰라도 축구 실력으로 보면 다르다. 한국은 월드컵 본선 대회를 5번 연속 자력으로 나갔는데 일본은 한 번도 못 나갔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만약에 일본이 한국보다 경제력으로 조금 앞서 있다고 해서 2002 월드컵을 일본에서 하겠다고 하면 그건 대학교에서 학생을 뽑을 때 공부 잘하는 학생을 뽑지 않고 집안에 돈이 많은 학생을 뽑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했었다. 되는 소리 안 되는 소리 해서 공동 개최를 했고, 그때 4강까지 가는 큰 기쁨을 누렸다”고 언급하며 한국 축구의 행정적인 발전을 바랐다.
끝으로 정 회장은 “내년에 미국에서 월드컵을 하는데 축구협회하고 프로연맹, 축구 팬 여러분들이 힘을 모아서 한국 대표팀이 국민들에게 큰 기쁨을 줄 수 있도록 다 같이 노력했으면 한다”고 힘줘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