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병식 참석 앞둔 김정은, 베이징행…우원식 의장과 ‘돌발 조우’ 주목

열병식 참석 앞둔 김정은, 베이징행…우원식 의장과 ‘돌발 조우’ 주목

직접 대면 가능성 낮지만…다자 외교 특성상 돌발 접촉 배제 못해
정부 “동향 면밀히 주시”

기사승인 2025-09-02 06:00:08 업데이트 2025-09-02 08:04:40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29일 평양 목란관에서 해외군사작전에서 특출한 공훈을 세운 참전열사들의 유가족들을 만나 따뜻이 위로하고 기념사진을 찍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30일 보도했다. 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오는 3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리는 전승절 80주년 열병식에 참석한다. 같은 자리에 우원식 국회의장이 참석하면서 남북 최고위급 인사의 ‘돌발 조우’ 가능성에 긴장감이 고조됐다. 직접 만남 가능성은 낮지만, 다자 외교 특성상 극적인 접촉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2일 정부 소식통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전용 열차를 이용해 이날 베이징에 도착할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열병식은 반서방 성격의 20여 개국 정상급 인사들이 집결하면서 중국의 ‘슈퍼 외교 위크’의 서막을 알리는 자리다. 김 위원장 역시 국제사회 다자외교 무대에 본격적으로 데뷔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김 위원장의 방중은 북·중·러 3국의 밀착을 상징하는 행보라는 평가가 나온다. 조현 외교부 장관은 지난 31일 KBS 방송에 출연해 “김정은 위원장이 국제사회로 나오는 계기가 될 수 있다”면서도 “북한이 중국, 러시아와 협력을 강화한다면 우리로서도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관심을 모으는 대목은 우 의장과 김 위원장이 같은 공간에 선다는 점이다. 우 의장은 2018년 문재인 정부 시절 남북정상회담 만찬에 참석해 당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자격으로 김 위원장과 짧은 대화를 나눈 전례가 있다. 당시 우 의장이 북한에 있는 가족 이야기를 꺼내자 김 위원장이 위로의 말을 건넸던 일화가 전해지면서, 이번에도 극적인 장면이 연출될 가능성에 관심이 모아진다.

특히 우 의장과 김 위원장이 같은 공간에 머물기 때문에 돌발 만남도 배제할 수 없다. 여권 관계자는 1일 쿠키뉴스와 통화에서 “열병식 좌석 배치가 엄격히 구분돼 있어 자연스러운 접촉은 쉽지 않다”면서도 “행사 특성상 이동 동선이 겹칠 경우 우연한 마주침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국회의장실 관계자 역시 “북 측이 동선 분리 등을 중국에 미리 요청해둔 것이 아니라면 이동하면서 마주칠 가능성이 없지는 않다”고 했다. 

우 의장과 동행하는 박지원 의원도 이날 SBS라디오에서 “김정은 위원장과의 사전 접촉이나 회동 계획은 전혀 없다”며 “다만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 현송월 부부장 등 북한 수행원들과의 만남 가능성은 있다”고 전했다.

정부는 이번 방중의 외교적 함의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은 1일 한 언론사와의 인터뷰에서 “중국은 역사적·지리적으로 중요한 나라”라며 “미국의 동맹국 가운데 전승절 행사에 국회의장급 인사를 파견하는 나라는 한국이 유일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중 관계는 한미동맹과 같을 수는 없지만 여전히 중요한 축”이라고 덧붙였다. 

대통령실 관계자도 “북한의 동향은 상시적으로 파악·분석하고 있다”며 “이번 방중과 관련한 정보 수집과 평가를 이어가고 있다”고 전했다.

이승은 기자
selee2312@kukinews.com
이승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