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5일(현지시간) 한미 정상회담을 불과 몇 시간 앞두고 “한국에서 숙청(Purge) 또는 혁명이 일어나는 것 같다”고 주장했다. 이재명 정부의 정당성에 의문을 던진 듯한 발언이어서 회담을 앞두고 한국을 흔들려는 의도라는 해석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전 9시 20분께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에 “한국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가. 숙청 또는 혁명이 일어난 것 같다(WHAT IS GOING ON IN SOUTH KOREA? Seems like a Purge or Revolution)”고 적었다.
이어 “우리는 그런 곳에서 사업을 할 수 없다. 오늘 백악관에서 한국의 새로운 대통령을 만날 예정이다. 이 문제에 관심을 가져 감사하다”고 덧붙였다.
이 게시글은 백악관에서 열릴 한미 정상회담을 약 2시간 40분 앞두고 올라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정오 오벌오피스에서 이재명 대통령과 첫 회담을 갖는다.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숙청 또는 혁명’은 한국과 미국의 극우 진영 일각에서 제기해 온 ‘윤석열 전 대통령 탄압’ 또는 ‘부정선거론’을 연상케 한다. 결과적으로 현 정부의 정통성을 문제 삼은 듯한 뉘앙스로, 정상회담 전 기선을 제압하려는 ‘블러핑(허세성 압박 발언)’ 전략으로 풀이된다.
‘한국에서 사업하기 어렵다’는 언급도 같은 맥락으로 해석된다. 경제 협상 국면에서 압박을 강화하려는 계산이라는 것이다. 실제 이번 정상회담에서는 한국의 3500억 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 약속을 공식 문서화하는 문제와 농축산물 시장 개방 여부가 최대 쟁점으로 꼽히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6월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직접적으로 비판적 메시지를 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대통령실은 트럼프 발언과 관련해 “상황을 확인 중”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