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득점, 자유투, 허슬플레이 그리고 눈물까지 이현중은 이번 아시아컵에서 한국 농구의 ‘투지’를 가장 선명하게 보여준 선수였다.
안준호 감독이 이끄는 한국 남자 농구대표팀은 14일(한국시간) 사우디아라비아 제다에서 열린 2025 국제농구연맹(FIBA) 아시아컵 8강 중국과의 경기에서 71-79로 패배했다. 경기 결과는 아쉬웠지만 이날 코트 위의 주인공은 단연 이현중이었다. 그는 팀 최다인 22점을 올리고 39분22초 동안 코트를 누비며 끝까지 싸웠다.
한국 대표팀은 아시아컵 대회에서 ‘황금세대’로 불렸다. 해외 리그에서 뛰고 있는 이현중(나가사키 벨카), 여준석(시애틀대)과 KBL에서 뛰어난 활약을 펼치고 있는 이정현, 유기상, 양준석, 하윤기, 정성우 등 최정예 멤버가 모였다.
그중에서도 이현중은 가장 돋보였다. 전초전이었던 일본·카타르와의 네 차례 평가전에서 평균 21.3점 3점 슛 12개를 꽂으며 기대감을 키웠다. 본선에서도 카타르전 24점, 레바논전 29점, 괌전 14점으로 한국의 8강 진출을 견인했다.
중국전에서는 동료들의 부진 속에서도 고군분투했다. 직전 경기까지 3점을 폭발하던 유기상은 단 2점에 그쳤고 이정현은 부상으로 낙마했다. 여준석도 컨디션이 완전치 않았다. 하지만 이현중은 모든 경합에 몸을 던졌고 득점이 막히면 상대 팀반칙을 유도해 자유투를 얻어냈다. 이날 자유투 9개 중 8개를 성공시켰다.
가장 뜨거웠던 선수는 중국전에서 패배가 결정되자 코트를 빠져나가며 눈물을 쏟았다. 총 40분의 경기 시간 중 39분22초 동안 코트를 누빈 이현중은 동료들의 위로를 받으며 이번 대회를 마무리했다.
안준호 감독은 지난 7월 18일 카타르와의 평가전이 끝난 뒤 “지금 이현중이 팀에서 가장 크게 이야기하고 허슬플레이를 시도한다”며 “우리 선수가 넘어지면 먼저 달려간다. 공격도 잘하지만 수비도 열심히 하고 프로선수로서 더 많은 성장을 하고 합류했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현중도 농구 선수의 자세를 언급하며 “농구 선수라면 코트 안에서 쉬면 안 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이번 여름 이현중은 호주프로농구 일리와라 호크스를 떠나 일본 나가사키 벨카로 이적했다. 국가대표 일정 소화와 NBA 재도전을 위해서다. 아직 시즌은 시작되지 않았지만 39분22초를 불태운 그의 투지는 이미 많은 농구 팬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