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네이버(NAVER) 앱에서 주식 ‘간편주문’ 서비스를 제공하는 증권사가 늘어나고 있다. 해당 증권사들은 국내 1등 플랫폼과의 전략적 제휴를 통한 신규고객 유치를 기대하고 있다. 다만 일각에선 서비스 이용 수수료와 시스템 유지·보수 비용 등을 고려하면 회의적이라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
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현재 국내 7개 증권사가 주식 간편주문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미래에셋·KB·하나·한국투자증권은 서비스 제공 초기에 참여했고 신한과 대신에 이어 최근 유안타증권이 동참했다.
지난 4월 네이버의 자회사인 네이버파이낸셜이 내놓은 간편주문은 이용자가 네이버앱 또는 Npay(네이버페이)앱에 로그인 해 종목을 검색한 후 간편주문 버튼을 클릭하면 선택한 증권사의 웹트레이딩시스템(WTS)으로 자동 접속, 매매하는 서비스다. 계좌가 없어도 네이버 인증을 거치면 비대면으로 계좌를 개설하고 주식 거래를 할 수 있다.
각 증권사들은 이용료로 네이버파이낸셜에 월 5000만원을 지불하고 있다. 실제 거래는 각 증권사 WTS를 통해 이루어진다는 점에서 증권거래 수수료는 증권사가 가지고 간다.
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증권사들은 간편주문을 통한 고객 저변 확대에 가장 큰 기대를 걸고 있다. 점점 새로운 고객을 유치하기 어려운 환경 속에서 고객과의 접점을 계속해서 만들어 내는 게 중요한데 그 일환이라는 설명이다. 특히 네이버는 국내 1위 플랫폼이라 효과가 더욱 클 것으로 보고 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Npay증권의 이용자 수가 300만 정도 된다고 알고 있다”면서 “이 중 1~2% 만이라도 유입된다고 해도 상당한 고객 유치”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특히 Npay증권의 종목 토론방이 상당히 활발해서 이를 통해 유입되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다른 업계 관계자는 “네이버가 이 서비스를 하기 위해서 꽤나 공을 들인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지금은 초기라서 그렇지만 앞으로 준비한 서비스들을 하나둘씩 제공하다 보면 간편주문 이용자 수도 늘어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지난 3월 이해진 네이버 의장이 경영 일선에 복귀한데 따른 기대감도 생기는 모습이다. 네이버는 전일 2분기 실적을 발표했는데 매출액 기준 2분기 사상최대 실적을 올렸다.
하지만 일각에선 네이버의 플랫폼 시장에서의 지위력만 보고 협업을 하기엔 유지 비용이 만만치 않다는 점에서 회의적인 시선도 없지 않다. 대부분의 증권거래가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에서 이루어진다는 점도 해당 서비스의 매력을 떨어뜨리는 요인으로 꼽힌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증권사가 1년간 내는 이용료가 6억이고 WTS를 유지하는 비용에 WTS가 없던 증권사 중에선 WTS를 개발하는 비용까지 고려하면 과연 비용 대비 효과에 대한 의문이 드는 건 사실”이라고 조심스레 말했다.
아직까지 각 증권사들이 간편주문을 통해 벌어들이는 주식거래 수수료는 미미한 수준으로 확인됐다.
키움증권 관계자도 “검토를 했던 사안이지만 결론적으론 하지 않기로 했다”면서 “네이버와 키움 시스템을 연결하는 프로그램 개발도 일정 부분 우리가 해야 하는데 그런 별도의 비용 대비 효율을 고려한 판단”이라고 설명했다. 키움증권은 국내 브로커리지 시장점유율 1위 증권사다. 올 1분기 국내주식시장 점유율(누적)은 19.30%이며, 개인MS(누적)은 29.7%를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