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호반의 도시 춘천이 지닌 소양강댐 등 다양한 레포츠 자원을 국립춘천숲체원의 산림복지사업과 융복합하면 지역상생발전과 더불어 국민 건강과 행복에 기여할 수 있는 명소가 될 것입니다.”
10일 취임 100일을 맞은 박석희 국립춘천숲체원장이 석 달 전 대전 본원에서 춘천으로 향하며 다짐했던 소회를 전했다.
산림청 산하 한국산림복지진흥원의 소속기관인 국립춘천숲체원은 춘천시 신북읍 삼한골에 조성된 산림교육과 산림레포츠를 동시에 즐길 수 있는 복합형 산림복지시설이다.
이곳에는 도시민 여가 수요를 반영한 모험숲, 실내암벽, 계곡트레킹 등 특화된 산림레포츠를 운영하고, 숲해설, 숲오감체험, 자연공예 등 다양한 산림교육 프로그램을 즐길 수 있다.
다음은 박 원장과의 일문일답.

- 취임 100일을 맞는 소회는?
▷ 지난 4월 1일 취임 후 숲체원의 업무 파악과 주변 유관기관과의 교류협력 협의 등으로 시간이 금방 지나갔다. 직원들의 적극적인 도움으로 숲체원의 업무에 점차 적응해 가고 있고, 이러한 동력으로 하반기부터는 국립춘천숲체원의 역할을 구체적으로 강화할 수 있는 사업을 적극적으로 구상할 예정이다. 국립춘천숲체원은 산림환경도 우수하고 지역 유관기관과의 협력관계도 좋아서 앞으로 다른 지역과 차별화되는 장점이 많다. 강원지역을 대표하는 산림교육센터의 역할을 다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 소속기관장은 처음인데. 춘천으로 오게 된 특별한 이유는?
▷ 국립춘천숲체원은 산림레포츠를 기반으로 산림교육을 추진하고 있는 기관으로 평소에 관심을 갖고 있던 오리엔티어링과 MTB, 트레일런 등 다양한 레포츠 활동을 할 수 있는 공간을 갖췄다. 따라서 레포츠 분야 전문성을 살려 국립춘천숲체원의 정체성을 확고하게 정립하고 싶다는 생각으로 오게 됐다. 춘천은 산과 호수 등 천혜의 산림자원 환경을 갖추고 있는 만큼 우리가 제공하는 산림복지서비스와 결합할 수 있도록 기반을 탄탄하게 구축할 생각이다.
- 국립춘천숲체원장으로서 꼭 하고 싶은 일은?
▷ 국립춘천숲체원은 산림레포츠 중심의 산림복지시설로, 최근 산림청과 산림복지진흥원은 여러 산림복지서비스 중 산림문화를 중심으로 한 서비스 제공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기존에 갖고 있는 우수한 산림환경과 접근성과 산림레포츠 자원을 바탕으로 지역의 예술인, 문학인, 끼를 가진 청소년 등을 비롯한 레포츠 전문가들과 일반 시민이 함께하는 산림문화사업을 추진코자 한다. 아울러 국민들의 신체와 정신건강 증진을 위한 명상, 힐링춤, 요가 등 전문 세션과 맨발걷기, 플라잉디스크 대회 등을 통해 국립춘천숲체원이 산림문화의 명소로 자리매김할 수 있는 사업을 추진하겠다.
- 공대 졸업 후 산림청으로 진출한 동기는?
▷ 대학을 졸업하고 삼성그룹에 입사했지만 내가 좋아하는 등산 등 취미활동을 더 자유롭게 하기 위해 개인사업을 시작했다. 한국산악회에서 등산학교 강사 등 국민이 안전한 산행을 할 수 있도록 교육했고, 해외 고산등반과 거벽등반 등 전문 알피니스트로 활동했다. 2007년 히말라야 에베레스트 원정대에 지원하기 위해 사업을 정리하고 훈련하던 중 산림청에서 숲해설가, 등산안내인 제도를 전담할 산악전문가를 전문위원으로 모집한다는 공고를 보고 지원했다. 숲해설가, 등산안내인, 산림휴양프로그램 인증제도는 현 한국산림복지진흥원의 근간인 산림복지의 시발점이 된 사업으로 산림교육, 산림문화, 산림치유, 산림레포츠 등 다양한 분야로 발전했다.
- 산림치유학 박사로써, 춘천숲체원에 접목하고 싶은 산림치유는?
▷ 산림치유는 숲이 가지고 있는 다양한 환경과 맑은 공기, 물, 소리, 아름다운 경관, 향기 등의 산림치유 인자를 이용해 인간의 건강증진에 도움이 되는 활동을 통칭한다. 숲속에서 하는 산책과 맨발걷기 같은 동적인 활동과 해먹, 명상, 요가, 소리 및 경관 감상 등과 같은 정적인 활동이 적절하게 결합된 산림치유프로그램은 인간의 심리·정서적, 신체적 건강증진에 효과가 높다는 연구 결과가 많다. 특히 직장생활 등으로 인한 심리적 스트레스 해소에 큰 도움이 되는데, 향후 국민들의 사회적 건강을 증진하는 활동으로 산림치유가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 국립춘천숲체원은 아름다운 계곡과 평탄한 숲길, 아름다운 경관, 레포츠 시설 등을 보유하고 있어 정적인 활동을 결합한 신체적 건강증진을 위한 산림치유 활동을 적극 접목할 계획이다.
- 산림청에서 한국산림복지진흥원으로 자리를 옮긴 지 10년이 넘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은?
▷ 2021년 9월 한국산림복지진흥원 산림복지서비스본부장으로 옮겨 3년 7개월 동안 근무하면서 공공기관 경영평가를 네 번이나 받았다. 첫해 2021년도 경영평가 점수는 D등급이었는데, 이듬해 B등급에 이어 2023년, 2024년 연속 A등급을 달성한 것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또 대전 서구 관저동에 대한민국 최초이자 최고층인 7층의 목구조 건축물 산림복지종합교육센터를 준공해 대한민국 목구조 건축을 한 단계 더 발전시키는 토대를 마련하는 의미 있는 역할을 수행했다.
- 울트라러너로도 꽤 유명한데, 울트라마라톤을 접하게 된 계기는?
▷ 2001년 마라톤이 에베레스트 등 해외 고산등반에 필요한 심폐지구력을 키우는데 달리기가 도움이 된다고 해서 시작했다. 그해 강화에서 강릉까지 대한민국 최초로 한반도 횡단 대회가 열렸는데, 이 대회에 참가하는 선수를 응원하려고 한강에서 기다리면서 혼자 달린 거리가 60㎞나 됐지만 별로 힘들지 않았다. 그래서 그해 11월 열린 서울울트라마라톤 100㎞를 10시간 20분에 완주하면서 울트라마라톤에 본격적으로 입문, 대한울트라마라톤연맹(KUMF)의 전신인 KU(Korea Ultrarunners)에서 본격적으로 활동하기 시작했다. KUMF 설립 멤버로서 초대 사무국장과 기획이사 등으로 활동하며 대한민국 울트라마라톤의 발전과 기반을 다지는 데 기여했다.
- 가장 기억에 남는 대회는?
▷ 모든 대회들이 소중한 기억으로 남아있지만, 첫째 2015년 영국에서 열린 430㎞ 'The Montane Spine Race'다. 이 대회는 겨울인 1월에 열렸는데 폭설, 폭풍우, 제트기류 등 다양한 날씨와 습지, 늪지대, 초원, 암릉 등 험난한 환경을 경험했다. 특히 안개가 너무 짙게 끼어 양떼목장에서 출구를 못 찾아 양떼를 몰고 다녔는데, 이러다 총 맞는 건 아닐까 라는 걱정을 하며 겁이 났던 경험도 있다. 두 번째는 앞서 2013년 미국 캘리포니아 데쓰밸리에서 열렸던 'Badwater Ultramarathon'으로, 여름 기온이 45∼50℃에 달하는 최악의 조건이었다. 한여름인 7월에 데쓰밸리 바신(고도 -86m)에서 휘트니마운틴의 휘트니포털(고도 2548m)까지 217㎞를 달리는데, 서포터 지원이 필수 조건이었지만 당시 2명의 서포터가 나보다 먼저 지쳐 다른 팀의 지원을 받으며 달렸다. 사막이라 밤에도 열풍이 불고, 주로는 그늘이나 가게도 없기에 정해진 CP까지 쉬지 않고 가야 하는 세계에서 최고로 험한 대회인데, 내가 한국인 최초로 완주했다. 세 번째는 2012년 일본횡단 울트라마라톤 'Kawanomichi foot race'에서 90시간 42분 기록으로 우승한 것이다. 이 대회는 매년 5월 일본 골든위크 기간에 열리는데 도쿄에서 니가타까지 520㎞ 구간을 강과 산을 따라 달리는 매우 풍광이 좋은 코스로 지금까지 5번 참가했다. 네 번째는 2007년 대한민국 종단 622㎞ 울트라마라톤이다. 여름인 7월에 전남 해남 땅끝기념탑에서 강원도 고성 통일전망대 매표소까지 달리는 서바이벌 방식의 울트라마라톤으로, 당시 대회 최고 기록인 117시간 40분으로 우승했다. 대회 운영진들이 생각보다 빨리 도착한 나를 중간중간에 강제로 멈춰세웠던 기억과 함께 진부령 고개를 내려오면서 너무 힘들다 보니 도로에서 많은 사람들이 나에게 환호를 보내는 것 같은 헛것을 보며 달렸던 기억이 있다.”

- 올해 참가하려는 울트라마라톤 대회는?
▷ 올해는 8월에 프랑스와 스페인의 국경 간 피레내산맥을 종주하는 세계에서 가장 길고 험한 Raid로 알려진 850㎞ 'TransPyreneA T900'에 참가할 예정이다. 그 외 국내에서 열리는 울주나인피크 트레일런을 비롯한 몇 개 대회에 참가할 계획이다.
- 산림치유나 울트라마라톤 외에 꼭 하고 싶은 일이 있는지?
▷ MBSR 명상가, 커뮤니티댄스지도자, 현실치료상담가로서의 전문성을 더 갖추기 위한 노력과 봉사활동 등 사회에 공헌하는 사업을 하고 싶다. 아울러 지금까지 해왔던 개인적 취미활동인 울트라트레일런, MTB, 카약, 암벽등반 등을 종합적으로 연계하여 실시하는 어드벤처레이스팀을 구성해 세계대회에 참가하고 싶다.
- 포부는?
▷ 국립춘천숲체원에 근무하는 동안 이곳이 지역에서 인정받고 사랑받는 공공기관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며, 지역과 함께 성장할 수 있는 사업을 더 적극적으로 발굴할 계획이다. 아울러 직원들이 근무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고, 이를 위해 직원들의 산림복지서비스 제공에 대한 전문성을 더 키울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지원할 생각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