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베트남, 필리핀 등으로 해외여행을 다녀온 뒤 홍역을 앓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 방역당국은 의심 증상이 발생하면 신속한 대응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7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이달 3일 기준 국내 홍역 환자는 총 52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39명)보다 1.3배 늘었다. 지난 2019년 이후 6년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52명 중 69.2%(36명)는 해외에서 감염돼 국내로 유입된 사례다. 주요 감염 국가는 베트남(33명), 우즈베키스탄·태국·이탈리아(각 1명)로 나타났다. 나머지 16명은 해외 유입 환자로부터 가정이나 의료기관에서 추가 전파된 경우다. 환자 중 61.5%(32명)는 백신을 접종하지 않았거나 접종 여부를 알 수 없었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최근 전 세계적으로 홍역이 확산하고 있다. 올해 들어 특히 서태평양 지역인 필리핀(766명), 중국(577명), 캄보디아(544명), 베트남(151명) 등에서 환자가 급증하고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 이후 국제 여행이 증가하면서 홍역의 산발적 유입과 지역 내 전파가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질병청은 홍역 예방을 위해 유행국을 방문했거나 여행 후 3주 안에 발열, 발진 등 증상이 있을 경우 타인과 접촉을 최소화하고, 마스크를 착용한 상태로 의료기관을 방문할 것을 권했다. 영아, 임신부, 면역저하자 등 고위험군은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의료진에게는 홍역 의심 환자 발생 시 신속한 분리 진료와 보건소 신고를 요청했다. 아울러 영아를 진료하는 병원은 의료진의 홍역·유행성이하선염·풍진(MMR) 백신 2회 접종 여부를 살피고 접종을 완료해야 한다고 했다.
지영미 질병관리청장은 “해외여행 후 본인과 가족의 건강을 위해 3주 동안 홍역 증상에 각별히 주의를 기울이고, 의심 증상 발생 시 신속히 의료기관을 방문해 여행 이력을 알리고 진료를 받아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홍역 유행국을 방문한다면 예방접종 이력을 반드시 확인하고, 생후 6~11개월 영아는 출국 전 예방접종을 받을 것을 권장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