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형표 전 보건복지부 장관이자 현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이 지난해 메르스 사태에 대해 사과했다.
22일 열린 제3차 복건복지위원회 국민연금공단 업무보고 자리에서 야당의원들은 업무보고에 앞서 메르스 사태에 대한 대국민 사과를 요구했다.
김상희 의원은 “지난해 메르스 사태는 보건당국의 부실에 따른 인재라는 것이 증명됐다. 당시 총책임자가 당시 장관이던 문형표 이사장이다. 문 장관은 지난 19대 국회에서 증인출석을 요청받았지만 응하지 않고 피해 다녔다”라며 “질병관리본부장, 보건소 직원까지 메르스 책임으로 징계를 받았는데 문 이사장은 장관 사퇴 4개월만에 연금기금 수장으로 취임했다. 매우 부적절한 인사였다. 특히 메르스 특위에 참여했던 나로서는 문 전 장관이 이 자리에 앉아 있는 것이 매우 유감스럽고 불편하다”고 질책했다.
이어 “19대 국회에서 증인출석을 응하지 않고 국회에서 본 것은 오늘이 처음인 듯하다. 당시 문 이사장이 메르스 사태에 대한 소견을 밝힌 바 없었는데 굉장히 유감스럽다. 국가 재난의 궁극적 책임자로 이 부분과 관련 사과의 말을 들었으면 한다”라고 밝혔다.
김광수 의원 역시 “업무보고에 앞서 지난해 국정감사에 출석하지 않았던, 당시 민간인 신분이어서 안 나와도 되겠다고 생각할 수 있었겠지만 본인의 의도 여부를 떠나 관련 기관 이사장으로 왔는데 이에 대한 분명한 사과가 필요하다”고 동의했다.
남인순 의원은 “문 장관이 책임지고 물러난 지 4개월 만에 노후자금을 관리하는 연금이사장으로 취임 당시 질타가 많았다. 메르스 책임 장관으로서 문책성 인사가 있었음에도 연금공단 이사장으로 온 것은 무슨 마음인지 궁금했다. 이 부분에 대한 입장표명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전춘숙 의원도 “메르스 사태에 총체적 책임져야 할 분이 문 전 장관인데 16명의 부하들이 징계를 받았지만 자신은 영전으로 볼 수 있는 연금공단 이사장으로 갔다. 수장이 될 수 있나 의심스럽고, 나는 사과보다 메르스 사태 책임을 어떻게 질지, 큰 기관의 책임자로서 어떻게 맡을 수 있을지 본인의 입장표명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라고 책임을 추궁했다.
송석준 의원 “수습노력 격려도 있어야” 발언에 윤소하 의원 “복지위서 나올 말 아니다. 유감”
반면 여당 의원들은 일부 옹호하는 발언을 하기도 했는데 송석준 의원은 “야당 의원들의 말씀 이해간다. 지적은 충분히 가능하지만 관점을 달리하면 당시 문 이사장이 솔직히 문제를 시인하고 아쉬움과 사과의 표현이 있었던 것으로 안다. 나는 초기 여러 문제에도 불구하고 수습하려고 노력했던 문 전 장관과 자신의 몸이 다쳐가며 수습에 나섰던 직원들의 노력을 치하하고 격려하는 자리도 의미 있지 않나 생각한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윤소하 의원은 “여러 어려운 조건에서 수습하고 노력했으니 공도 인정해달라는 말이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서 나온 것은 적절하지 못하다. 이 같은 발언은 본질을 흐리게 하고, 오히려 희석시키는 것이다. 오히려 이 발언에 유감을 표하고 싶다”라고 밝혔다.
이 같은 야당 의원들의 요구에 문형표 연금공단 이사장은 “19대 국회에 출석하지 못한 것 죄송스럽게 생각한다. 얼마 전 감사원에서 직원 징계가 있었던 것으로 아는데 당시 수장으로 마음이 아프고 불편했다”라며 “메르스 사태는 전파력에 대해 과소평가한 탓에 초등대응이 미흡했고 빠르게 확산됐다. 그 후 관리강화 및 전 부처가 협력해 빠르게 진화한 측면도 있다. 초등대응은 문제가 있었지만 다른 부분이 감안 안 된 것은 안타깝고 직원들에게 죄송스런 부분이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연금공단 이사장이 된 것은 평생 연금에 관심을 갖고 정책결정 노력해온 나로서 무한한 영광이라고 생각한다. 연금 발전이 내 가장 큰 바람이었기에 제도와 공단의 발전을 위해 마지막 기회라 생각하고 노력하겠다”라고 덧붙였다.
조민규 기자 kioo@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