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수입 반도체 100% 관세’…정부‧업계 “삼성, SK 영향 없을 것”

트럼프 ‘수입 반도체 100% 관세’…정부‧업계 “삼성, SK 영향 없을 것”

기사승인 2025-08-07 17:12:35 업데이트 2025-08-08 10:37:38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연합뉴스, AP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국으로 수입되는 반도체에 약 100% 관세를 예고했다. 반도체 업계에서 긴장감이 돌고 있는 가운데 대통령실은 미국 측의 ‘반도체 최혜국’ 약속을 언급하며 우려 잠재우기에 나섰다.

트럼프 대통령은 6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열린 애플의 대미 시설투자 계획 발표 행사에서 집적회로와 반도체에 약 100%의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미국 내 공장을 짓기로 약속했거나 짓고 있는 중이라면 관세는 없다고 강조했다. 이는 미국 내 공장 설립을 압박하려는 전략으로 분석된다.

이에 업계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 따라 미국에 공장을 보유한 삼성전자와 건립을 준비 중인 SK하이닉스는 ‘100%’ 관세를 피할 것으로 전망했다.

삼성전자는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 파운드리 공장을 보유하며 퀄컴, AMD 등을 주요 고객사로 반도체 제품을 제작 중이다. 오스틴 공장 인근에서 짓고 있는 테일러 파운드리 공장은 사실상 완공된 상태로 테슬라의 차세대 AI6 칩을 생산할 예정이다.

특히 애플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삼성의 오스틴 공장에서 전 세계 최초로 칩 제조를 위한 혁신적인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어 아이폰을 포함한 애플의 전 제품의 전력 효율성과 성능을 최적화하는 칩을 공급한다고 덧붙였다.

SK하이닉스는 글로벌 메모리 생산 역량 확장을 위해 2028년 가동 시작을 목표로 미국 인디애나주 웨스트라피엣에 어드밴스드 패키징 생산기지를 건설을 결정했다. 현재 건립 준비 중이며 38억7000만 달러(5조원)를 투입할 것으로 알려졌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이번 수입 반도체의 100% 관세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면제 기준을 폭넓게 이야기했다”며 “업계에서도 예의주시하고는 있으나 삼성과 SK의 부정적인 영향은 적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도 미국의 수입 반도체 100% 관세에 대해 우려하지 않아도 된다는 취지로 발언했다.

여한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은 이날 SBS 라디오와 한 인터뷰에서 “우리가 이번에 협상을 타결하면서 반도체나 바이오부문에서는 최혜국 대우를 받는다”며 “만약 15%로 최혜국 세율이 정해진다면 우리도 15%를 받는 것이고 앞으로 100%나 200%가 되도 상관은 없다”고 말했다.

이어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 반도체가 미국의 100% 관세를 맞는 일이 없을 것이냐”란 질문에 “그렇다”고 답했다. 대통령실도 여 본부장의 의견에 동의했다.

최대 수출 품목인 반도체가 미국의 100% 관세를 받을 경우 양사뿐만 아니라 한국 경제도 휘청거릴 가능성이 크다. 한국은행이 이날 발표한 ‘2025년 6월 국제수지(잠정)’에 따르면 한국의 경상수지는 반도체 수출 호조에 힘입어 역대 최대 흑자인 142억7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정우진 기자
jwj3937@kukinews.com
정우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