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릉시, 오봉저수지 저수율 18% 추락…정부 지원 '절실'

강릉시, 오봉저수지 저수율 18% 추락…정부 지원 '절실'

제한급수 첫 주말, 시민 불편 확산
저수율 15% 땐 '75% 잠금' 불가피

기사승인 2025-08-24 20:28:32
22일 김홍규 강원 강릉시장(왼쪽 두번째)이 가뭄 대응 점검차 오봉저수지를 찾은 김성환 환경부 장관(가운데)에게 대응현황을 설명하고 있다.
강원 강릉시의 핵심 상수원인 오봉저수지 저수율이 18%대까지 떨어지면서 가뭄 위기가 심화되는 가운데, 환경부가 현장 점검에 나서고 강릉시는 중앙정부 차원의 적극적인 지원을 요청했다.

24일 강릉시에 따르면, 지난 22일 김성환 환경부 장관이 오봉저수지를 직접 방문해 가뭄 상황을 점검하고 시의 대응 현황을 보고받았다. 강릉시는 이날 브리핑에서 제한급수 추진, 응원급수 협력, 민방위 급수시설 가동 등 지금까지의 조치를 설명하고, 장기 대응을 위한 정부·도 차원의 지원을 건의했다.

특히 △전 가구 계량기 50% 잠금 제한급수 시행 △공공시설 수압 조절 △공공수영장 휴관 등 절수 대책을 소개했으며, 인근 지자체 협력과 보조수원 활용을 통해 하루 약 3만 7000톤의 원수를 확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저수율은 이미 임계점에 다가서고 있다. 23일 오후 6시 기준 오봉저수지 저수율은 18.2%로, 15% 밑으로 내려가면 세대별 계량기를 75%까지 잠그고 농업용수 공급을 전면 중단해야 한다. 강릉시민 5만 3485가구 중 87.7%가 제한급수 대상에 포함된 가운데, 사실상 단수에 가까운 상황이 초읽기에 들어갔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제한급수 첫 주말을 맞아 시민 불편도 확산됐다. 일부 음식점과 숙박업소에서는 영업 차질을 호소했고, 세탁·청소 등 생활 불편을 겪는 가정도 늘고 있다. 한 자영업자는 "손님이 몰리는 휴가철에 물 부족으로 영업을 접을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시는 단기 대응으로 구산농보 임시 양수장과 민방위 급수차, 인근 지자체 보조수원 등을 활용하고 있지만 하루 1만 톤 내외의 추가 공급에 그치고 있다. 속초·양양 등이 지하댐과 암반관정, 상수도 현대화사업으로 버티는 것과 대비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강릉시 관계자는 "가뭄 장기화로 시민 불편이 가중되고 있다"며 "생활·농업용수 안정적 공급을 위해 행정 역량을 총동원하고 있으며, 근본적 해소를 위해 중앙정부 지원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백승원 기자
bsw4062@kukinews.com
백승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