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가 3세’ 정대선, 부동산 이어 상장사 경영권도 상실

‘현대가 3세’ 정대선, 부동산 이어 상장사 경영권도 상실

기사승인 2025-07-10 10:14:29
정대선 전 HN Inc 사장과 부인 노현정 전 KBS 아나운서. 연합뉴스 

현대 오너 일가 3세인 정대선 전 HN Inc(에이치엔아이엔씨) 사장이 지배해 온 코스닥 상장사의 경영권이 중견 자동차 부품사 퓨트로닉으로 넘어갔다. 아나운서 노현정씨의 남편으로도 잘 알려져 있는 그는 연이은 사업 실패로 선대로부터 물려받은 부동산에 이어 계열사 경영권도 잃게 됐다.

10일 IB업계에 따르면, 지난 4일 자동차 부품 전문 제조기업 우수AMS는 최대주주가 기존 다담하모니제1호에서 퓨트로닉으로 변경됐다고 공시했다. 기존 다담하모니제1호가 우수AMS 지분 11.52%를 보유하며 최대주주로 있었는데, 그동안 지분을 모아온 퓨트로닉이 18.27%를 보유하게 되자 지분 보유 목적을 단순투자에서 경영참여로 바꾼 것이다.

지난해 8월부터 우수AMS의 지분을 매입해온 퓨트로닉은 약 1년간 장내매수로 지분 10%가량을 보유하고 있다가 이달 4일 블록딜을 통해 9%를 추가 매입했다. 퓨트로닉은 지분 보유 목적 변경과 동시에 이르면 내달 주주총회를 열고 경영권 변경을 승인할 계획이다.

이러한 경영권 변동은 어느 정도 예견된 수순이었다. 우수AMS는 설립자인 전종인 회장이 이끌다 2019년 창업투자사 다담인베스트먼트에 매각됐는데, 이듬해인 2020년 정대선 전 사장의 HN Inc가 특수목적법인(SPC) 다담하모니제1호에 출자하는 방식으로 간접 지배해 왔다. HN Inc의 전기·통신 계열사 에이치엔이노밸리가 최대 출자자로 있는 구조였다.

그러나 경영난을 겪던 HN Inc가 지난 2023년 법정관리를 신청하고, 지난해 법원이 회생계획안을 강제 인가하는 과정에서 에이치엔이노밸리가 우수AMS 관련 지분을 넘겨 지배력을 상실했다. 이후 퓨트로닉이 지분을 매입하며 사실상 새 주인으로 자리매김했다.

퓨트로닉은 엔지니어 출신 고진호 회장이 1993년 설립한 자동차 부품사로, 전자 제어장치와 구동기 등 부품을 생산해 현대차그룹과 미국 GM·포드, 유럽 스텔란티스, 폭스바겐 등 글로벌 완성차기업을 고객사로 두고 있다. 연 400억원가량의 순이익을 내는 등 튼튼한 재무구조를 갖고 있다.

한편, 고(故) 정주영 현대그룹 창업주의 손자이자 고 정몽우 전 현대알루미늄 회장의 삼남인 정 전 사장은 현재 현대제철 계열사인 현대비앤지스틸에서 경영수업을 시작했다. 그러다 2008년 그룹과 무관한 부산 소재 정보통신기업 유씨테크(현 HN Inc)를 인수해 개인사업을 확대했다.

정 전 사장은 전통 제조업보단 IT·스마트홈·블록체인 등 신사업에 투자를 단행해 왔다. 그러나 대부분 성과 부진을 겪었고, 업황 불황에 따라 HN Inc의 본업인 건설업마저 위기를 겪게 되면서 2023년 법정관리에 돌입했다. 현재 HN Inc는 SM그룹 계열사 태초이앤씨가 인수한 상태다.

일련의 과정을 거치면서 정 전 사장은 10여 개 금융사에 500억원 이상의 채무를 지게 됐다. 이에 올해 초 거주 중이던 서울 성북구 성북동 소재 고급 빌라와, 정주영 창업주로부터 상속받은 성북동 부동산 약 182평(604m²)을 경매에 넘기기도 했다. 해당 빌라의 감정 평가액은 26억9000만원, 대지는 66억9000만원이다.
김재민 기자
jaemin@kukinews.com
김재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