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열 "금리 역전돼도 외국자본 거대유출 가능성 낮다"

이주열 "금리 역전돼도 외국자본 거대유출 가능성 낮다"

기사승인 2018-02-27 17:36:35 업데이트 2018-02-27 17:36:38

이주열 총재는 27일 한미 기준금리 역전에 따른 외국인 자본유출 가능성은 인정하면서도 막대한 유출이 발생할 가능성은 낮다는 입장을 재차 강조했다. 자본유출은 단순히 내외 금리차 보다는 경기나 물가 등 복합적 요인이 작용한 결과라는 것이다. 이 총재는 정부가 일자리 장려를 위해 추경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지만 한은 고유 영역인 통화정책은 그대로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다음은 일문일답.

김동연 경제 부총리가 일자리 대책 일환으로 추경을 언급했다. 추경이 확정돼도 금리 정상화 기조는 유지되나.

정부가 추경을 하더라도 현재 통화정책 기조와 어긋나는 건 아니라고 생각한다. 지난해 11월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인상했지만 현재 통화정책 기조는 여전히 성장세를 지속 뒷받침할 수 있는 완화적 수준이다. 앞으로 통화정책은 물가와 금융안정 등을 고려해 운영하되 정부가 추진하는 정책도 같이 살피면서 펴나갈 계획이다.

통화신용정책은 기본적으로 거시지만 대출 정책으로 자금을 개선하는 노력도 병행하고 있다. 금융중개지원대출제도 중에신성장 일자리 지원프로그램을 가지고 있다. 프로그램을 실효성있게 운영해서 정부 일자리 지원정책과 조화를 이룰 수 있도록 유념할 계획이다.

한-미 금리 역전이 오래되면 국내 투자물 매력도가 떨어질 것이다. 자본유출 규모와 가장 우려하는 부분이 있다면.

한미 금리차가 역전되면 국내에 들어와있는 외국인 증권자금 유출 압력이 커지는 건 사실이다. 그러나 금리가 역전되더라도 당분간은 외국인 증권자금이 대규모로 유출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본다.

경상수지가 상당폭 흑자를 보이고 있고 대외 건전성이 양호하기 때문이다. 또한 외국인 채권자금 중에 장기투자 행태를 보이는 공공자금, 예를 들어 중앙은행이나 국제기구 등 공공자금 비중이 높은 점도 큰 폭의 자본유출 가능성을 줄이는 요인이다.

과거 경험을 보더라도 대규모 증권자금 유출은 내외 금리차보다는 국제 금융시장에 충격이 오는 등 경우에 주로 발생했다. 금리 차만으로 확대된 사례를 찾기 힘들다고 본다. 자본유출, 외국자본 유출입은 금리 차 외에도 국내외 경기나 물가 상황, 환율 변동 기대, 국제금융시장 위험자산선호 등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결과로 보인다.

외국인 자본은 지난해 8월 지정학적 리스크가 불거진 이후로 안정적 흐름을 되찾았다. 또 국제 금융시장 상황을 감안할 때 국내 자산 투자 수요는 계속 양호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미국 금리인상 횟수 얼마나 될까.

미국 연준의 향후 금리 경로를 가늠할 수 있는 기준이 차트다. 현재로선 3회 인상 가능성이 높다. 최근 미국에 인플레이션 압력 높아지면서 인상 횟수나 통화정책 정상화 속도가 빠를 수 있다는 예상이 높아지면서 4회까지 갈 수 있다는 예상이 높아진 건 사실이다. 고용과 물가 등이 어떻게 전개되는냐에 따라 달라질 것이다.

하지만 미국 금리인상과 연계해서 한은 기준금리가 결정되는 것은 아니다. 통화정책 방향은 물론 미국 기준금리도 포함하지만 경기와 물가 상황에 따라 종합적으로 판단한다.

한국GM 폐쇄가 국내에 미치는 영향은.

한국GM 군산공장이 폐쇄됐고 미국 행정부 통상압박이 커지고 있다. 군산 공장은 현재 가동률이 상당히 낮은 수준이다. 공장 폐쇄가 우리 경제 미칠 영향을 수치로 보는 건 제한적이지만 지역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매우 크다고 생각한다.

세이프가드 등 강화된 무역조치가 수치로 보면 현재로선 그리 크다고 할 수 없다. 하지만 공장 폐쇄에 그치지 않고 다른 방향으로 확대되거나 미국 통상압박도 지금에 국한하지 않고 주력 품목에 확대될 경우 우리 경제에 미칠 영향은 적다고 할 수 없다.

공장 폐쇄나 통상압박은 성장 하방리스크를 높이는 요인이다. 하지만 성장률을 조정할 상황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GM사언 처리 방향이나 통상압력 강화 추이를 지켜보고 필요 시 성장률에 반영할 것이다.

통상압박이 강화되면 많은 산업에서 부정적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한다. 대외 수출 비중이 높고 대민 무역 흑자규모가 큰 업종이 타격을 받지 않을까. 자동차나 철강이 대표적일 수 있겠다. 미국 통상정책이 앞으로 어떻게 나갈지 면밀히 본 후에 답할 수 있는 상황이다.

소비자 물가 상승률이 전망대로 가고 있나.

1월 소비자물가상승률이 1.0%로 낮아졌다. 축산물 가격이 하락했고 실손보험료가 동결한 데 주로 기인한다. 기상 변화 등 일시적 요인이나 규제 물가 측면에서 영향을 많이 받은 것으로 보인다. 물가 상승압력은 시차를 두고 점진적이겠으나 차차 높아질 것으로 예상한다.

올해 한계기업 구조조정 적기라는 발언은 변함 없나.

기업 구조조정은 업황이 나쁜 기업이 일시에 문을 닫게 해 실업자를 양산하는 구조가 아니다. 인적, 물적 자원을 효율성이 높도록 재배치하는 과정을 포괄 설명한 것이다. 실물경제가 전체적으로 양호하고 금융 측면에서 불안 요인이 크지 않으면 구조조정은 장기 성장 기반 구축을 위해서도 추진해 나가야 한다.

소비개선 이유를 부연 설명해달라.

소비심리지수가 기준치를 상회하는 걸로 알고 있따. 경기 전반에 걸쳐 견실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고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영향으로 소비는 완만하지만 개선될 것으로 예상한다.

근로시간 단축이 가져올 효과는 무엇일까.

근로시간 단축은 장시간 노동에 의존하는 생산 관행을 효율화하는 효과가 있을 것이다. 또한 대체 고용 창출효과가 있을 것이다. 근로시간을 단축해도 기존 근로자들의 임금 수준이 그대로라면 기업 입장에서는 특히 초과근무 의존도가 높은 제조업체들은 인건비 부담이 커질 수 있기 때문에 유념해야 할 것이다.

평창올림픽 효과는.

한은이 감안했던 올림픽 효과와 정부가 발표한 것과 큰 차이는 없다.

내외 금리차가 1%까지 벌어질 때 외국인 자본유출은 제한적일까.

채권 자금이 계속 순입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당분간 자본유출은 크게 걱정 안 한다.

송금종 기자 song@kukinews.com

송금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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