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B금융지주 대주주가 삼양그룹 계열사인 삼양사인 건 공공연한 사실이다. 삼양은 JB금융이 보릿고개를 지나 지역 대표 금융기관으로 성장하기까지 반백년을 함께해온 동반자다. 양사가 오랜 세월 한결같은 관계를 유지할 수 있었던 건 아이러니하게도 정부 ‘등 떠밂’에서 비롯됐다.
전북은행 구원투수로 지목된 삼양
JB금융 전신은 전북은행이다. 전북은행은 지방금융 활성화를 목적으로 지난 1969년 설립됐다. 같은 이유로 이보다 2년 일찍 문을 연 부산은행과 대구은행은 훗날 BNK와 DGB금융으로 성장한다. 국민들이 당시 어려운 지역경제를 살려보겠다며 소매를 걷어붙였다. ‘1도민1주식’ 갖기 운동이 유행이었다. 그러나 한 주당 5000원뿐인 주식을 지역민들이 모두 사들이기엔 한계가 있었다. 이 때 기업들이 동원됐다. 정부가 지역 유지로 활동하는 기업을 발기인 대표로 참여시킨 것. 삼양사는 전북도를 대표하는 기업이었다. 삼양사는 그렇게 전북은행 최대주주가 됐다.
최대주주는 이후 변동이 있었다. 또 다른 계열사인 삼양바이오팜이 한때 JB금융 대주주로 있다가 지난해 11월 삼양사에게 다시 자리를 내줬다. 또 다른 대주주인 수당장학재단은 0.57%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재단은 삼양사내 장학사업을 하고 있다. JB금융 측은 “이전부터 가지고 있는 지분을 재단이 가져온 것”이라며 “경영권 지배구조와는 무관하다”고 밝혔다.
官이 맺어준 ‘환상의 짝꿍’
JB금융과 삼양은 정부 강요에 지배종속 관계가 됐지만 따지고 보면 ‘윈윈’ 하는 결과를 낳았다.
JB금융은 작은 지역 은행으로 출발해 50년이라는 긴 시간을 삼양이라는 울타리 안에서 살아왔다. 그 사이 적자와 IMF 외환위기 등 숱한 고비들을 만났지만 거뜬히 이겨냈다. JB금융이 오늘날 성장을 이룰 수 있었던 건 주주 도움이 컸다는 게 전언이다. 전북은행 내에서도 삼양이 증자를 해주지 않았으면 수년 전에 이미 문을 닫았을 것이라는 인식이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삼양은 대주주로 있으면서 경영에 참여하지 않고 오직 증자만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반대로 삼양은 지역 금융기관을 독점하면서 정기적인 배당수익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외부에서 JB금융 지분을 노리는 기업이 없는 점을 감안하면 JB금융과 삼양 사이 관계는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송금종 기자 song@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