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동계올림픽이 꼬박 한 달 남았다. 국내 카드회사들도 올림픽 특수를 맞아 고객 유치를 위해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올림픽 대회에 참여하는 금융사는 우리카드와 롯데카드다. 양사는 글로벌 카드 브랜드인 비자와 협업해 상품과 서비스를 판매에 나섰다. 두 회사를 제외한 나머지 카드사는 마케팅에 손을 댈 수 없다. 공식 후원사가 아니기 때문이다.
10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내달 9일 개막하는 평창동계올림픽에 참여하는 국내 카드사는 비자카드와 제휴를 맺은 우리카드와 롯데카드 뿐이다.
비자카드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 공식 스폰서로 올림픽 마케팅과 홍보를 독점하고 있다. 경기 입장권을 포함해 경기장 내 모든 가맹점에서는 비자카드로만 결제할 수 있다. 제휴사인 우리카드도 단독으로 캠페인이나 이벤트를 진행할 수 없고 반드시 우리카드 앞에 ‘비자’ 수식어를 붙어야 한다.
우리카드는 지난해 비자카드와 MOU를 맺고 올림픽 기념카드 4종을 출시했다. 이 카드로 경기 입장권을 사면 10%를 현금으로 돌려준다. 카드를 발급받고 한국 최종 순위를 맞히면 골드바를 준다.
롯데카드도 평창동계올림픽에서 사용할 수 있는 붙일 수 있는 선불카드를 제작했다. 지난해 11월 웨어러블 기술을 활용한 카드다. 종류는 ▲스티커형(신용카드 4종, 선불 8종) ▲배지형(4종) ▲글러브형(1종) 등 3가지다. 선불 칩이 내장된 카드를 전용단말기에 갖다 대면 결제가 이뤄진다.
롯데카드 관계자는 “웨어러블 기술이 지난해 4월에 나왔다”며 “기술을 토대로 비자와 협업해 웨어러블 기술 독점 발급사로 선정됐다”고 설명했다.
두 카드사가 고객몰이에 나서고 있지만 올림픽 특수를 구경만 하는 처지가 됐다. 비 후원업체가 참여할 경우 ‘엠부시(매복)마케팅’ 제재 대상이 되기 때문이다. 앰부시 마케팅은 공식 후원사가 아닌데도 올림픽이나 월드컵 등 굵직한 스포츠 행사를 활용하는 판촉 전략이다. 엠부시 마케팅은 지난해 말 특별법 개정안이 통과되면서 금지조항이 생겼다.
이에 따라 비 후원사는 올림픽 로고는 물론 ‘평창’ ‘올림픽’이라는 단어도 사용할 수 없다. 앞서 기업은행도 올림픽 기간 중 중소기업에 우대금리를 주는 특별예금을 마련했다가 지적을 받고 판매를 중단했다.
카드사 관계자는 “억울하지만 어쩔 수 없다. 혜택이 많으면 비자와 협업을 할 수 있겠지만 우선은 상황을 지켜보는 중이다”면서 공식 후원사인 비자를 잡기 위한 기회를 틈틈이 노리고 있다.
송금종 기자 song@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