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기획] 위기 속 여신금융, 재도약 할까

[신년기획] 위기 속 여신금융, 재도약 할까

기사승인 2018-01-02 03:00:00

무술년 새해가 밝았지만 카드사들은 반갑지 않다. 업황이 지난해 대비 더 나빠졌기 때문이다. 여신전문금융업법(여전법)에 따르면 2018년는 가맹점 수수료율을 재산정하는 해다. 카드사들은 지난해 수수료율 인하 태풍으로 실적이 후퇴했다. 이들은 올 하반기 예정된 수수료율 재산정에 따른 추가 실적 악화에 불안해 하고 있다. 카드사들은 수익 급감을 우려해 새로운 사업을 구상하고 해외로 발길을 돌리는 등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가맹점 수수료율 재산정·최고금리 인하 ‘이중고’

금융당국에 따르면 올 하반기 가맹점 수수료율 적격비용이 재산정된다. 적격비용은 가맹점 수수료율 정할 때 원가 역할을 하는 것으로 3년 주기로 재 산정한다. 적격비용을 재산정할 경우 수수료율은 더 낮아질 수 있다. 이에 따라 가맹점 수수료 부담은 줄어들지만 카드사 수익은 더 줄어들 수 있다. 가맹점 수수료는 전체 수익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앞서 지난해 8월 시행된 여전법에 따라 연매출 3억 원 이하인 영세가맹점은 0.8% 수수료율을 적용받는다. 수수료율이 1.3%인 중소가맹점을 구분하는 기준도 매출이 3~5억 원으로 확대됐다. 수수료 우대가맹점은 늘어난 반면 카드사들은 매출이 급감했다. 실제로 지난해 3분기 하나카드를 제외한 카드사들이 실적 부진을 겪어야만 했다.

이뿐만 아니라 법정 최고금리도 낮아진다. 정부는 지난달 28일 취약차주 지원을 위해 내달 8일부터 법정 최고금리를 연 24%로 인하한다고 밝혔다. 최고금리는 지난 2002년 10월 연 66%에서 꾸준히 하락해 지난해 3월 27.9%까지 내려갔다. 최고금리는 문재인 정부 공약에 따라 향후 20%까지 낮아질 예정이다. 최고금리는 신규 대출이거나 갱신, 연장된 계약부터 적용된다. 최고금리는 카드사 뿐만 아니라 캐피탈·대부업체·상호금융·저축은행이 실행하는 대출에 적용된다. 대출이자로 배를 불리던 카드사들은 금리 상한이 줄면서 수익에 타격을 입게 됐다.

디지털·해외시장 청사진으로 재도약 할까

연이은 악재로 카드사들 경영여건이 좋지 않다. 업계도 불황에 맞설 청사진을 제시했다. 디지털 금융환경에 맞춘 사업구상이 주를 이룬다. 또한 수익원 발굴 차 해외시장을 개척하는 등 히든카드를 마련했다.

국민카드는 디지털과 빅 데이터 기반 신(新)사업, 글로벌 사업을 토대로 수익성 이슈를 극복한다는 복안이다. 비즈니스 체계를 비대면 중심으로 바꾸고 생산성 개선에 주력하기로 했다. 신임 대표이사와의 시너지도 활용할 방침이다. 지난해 임원 인사에서 이동철 KB금융지주 부사장이 국민카드 신임 대표이사로 정해졌다.

롯데카드는 모바일 플랫폼을 강화하고 관련 프로세스를 개선한다. 롯데카드는 결제·카드론 등 모든 서비스를 한 번에 아우를 수 있도록 플랫폼을 재정비하고 있다. 롯데카드는 지난해 9월 베트남 카드회사를 인수하며 해외시장에 진출했다. 영업은 이르면 올 하반기부터 시작할 계획이다. 백화점·마트·영화관 등 앞서 진출한 롯데 유통관계사들과 협력해 고객을 확보할 예정이다. 

현대카드는 디지털 컴퍼니를 지향하고 있다. 현대카드는 지난 2015년 ‘디지털 현대카드’를 천명한 후 기업문화를 디지털로 바꾸고 있다. 서비스 출시만하는 것이 아니라 개발자들이 디지털을 공부하고 몸으로 익힌다. 업무 마인드도 디지털에 초점을 맞춰 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가맹점 수수료와 최고금리 인하는 (정부 정책이라) 직접 대응한다고 말하기는 힘들다”며 “업황이 계속 나빠지고 있어 디지털로 고도화하는 작업을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송금종 기자 song@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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