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사 수장들의 운명을 가르는 인사시즌이다. 카드사도 마찬가지다. 올 연말과 내년 초 임기가 만료되는 카드사 CEO들이 ‘연임’과 ‘퇴임’ 두 갈림길에 서있다.
국민카드가 출발선을 끊었다. 관심을 모았던 윤웅원 국민카드 사장은 연임에 실패했다. 윤 사장은 지난해 1월 취임 후 꼬박 2년 임기를 채우고 물러나게 됐다. 그는 임기 중 미래성장기반 조성을 위한 투자를 아끼지 않았다. 이에 따라 시장점유율이나 자산 면에서 괄목할만한 성장을 이뤄냈다는 평을 받는다. 하지만 가맹점 수수료 인하 등 여파로 실적 부진을 면치 못했다.
윤 사장 후임으로는 이동철 KB금융지주 부사장이 내정됐다. 앞서 KB금융은 상시지배구조위원회를 열고 국민카드 등 11개사 대표이사 후보자를 정했다. 이 후보자는 대표이사 후보추천위원회와 주주총회 등을 거쳐 최종 확정된다.
유구현 우리카드 사장 후임이 누가 될지도 주목된다. 유 사장 임기도 이달 31일까지다. 후임 인선 작업은 감감무소식이다. 모회사인 우리은행 인사가 끝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우리카드는 “아직 정해진 게 없다”며 “은행 인사가 마무리 되는대로 절차를 밟을 것”이라는 입장이다. 하지만 2주도 채 남지 않은 기간 동안 이 같은 일정을 소화하기에는 무리라는 지적도 나온다. 후보도 거론되지 않은 상황이다.
연임 여부에 대해서도 우리카드는 “확정된 게 없다”고 답했다. 유 사장은 이미 두 차례 연임했다. 유 사장은 임기 중 유효회원 650만 명 달성, 시장점유율 확대 등의 성과를 보였다. 하지만 수수료율 인하로 올해 수익이 급감하면서 실적에서는 주춤하는 모습을 보였다.
정수진 하나카드 사장은 내년 3월 주주총회에서 연임여부가 결정된다. 2월말이나 3월초쯤 윤곽이 드러날 전망이다. 주총은 3월 중하순경에 열릴 예정이다.
정 사장은 지난해 3월 취임 후 2년 임기를 마치고 올해 3월 1년 연임에 성공했다. 그는 임기 중 1Q(원큐)카드 시리즈를 개발해 영업력을 강화했다. 또 하나멤버스(하나금융 통합멤버십 서비스) 활성화에도 기여했다. 아울러 하나와 외환으로 분리돼있던 노조가 하나로 뭉치는데 초석을 다졌다. 인사제도도 통합하면서 직원 간 화합을 도모했다. 평소 고객만족을 중요하게 여기면서 민원도 이전대비 감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나카드는 올해 3분기 973억 원의 호실적을 올렸다.
하나카드 관계자는 “주주총회 전 이사회에서 분위기를 감지할 수 있을 것”이라며 “실적 등 객관적인 지표는 좋으나 뭐라 말씀드릴 사항은 아니다”고 말을 아꼈다.
송금종 기자 song@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