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표가 반려된 손교덕 경남은행장이 김지완 BNK금융지주 회장 재신임을 받는데 실패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따라 내달 15일 BNK금융지주 계열사 CEO를 포함한 본부장급 이상 임원 인사 때 교체될 전망이다. 후임으로는 경남은행 출신이 유력하다.
23일 BNK금융지주 고위 관계자에 따르면 김지완 회장은 최근 손교덕 경남은행장 사표를 반려했다. 다만 김 회장은 사표 반려가 재신임을 의미하는 게 아니라고 선을 그은 것으로 확인됐다. 해당 조치는 지난 21일 오전에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손교덕 경남은행장은 지난 14일 BNK금융지주에 지난해 발생한 경남지역 한 지점장 성추행 사건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표를 제출했다.
이와 관련 이 관계자는 “손교덕 행장이 성추행 사실을 전혀 모르고 있었다. 때문에 김 회장이 소리를 지르며 손교덕 행장을 강하게 질책했다”면서 “김 회장 지시로 손교덕 행장을 조사해 보니 사건과 임기와는 관계가 없기 때문에 사표를 돌려준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사표 반려 이유에 대해서 “너무 신경 쓰지 않아도 된다”며 “사표 반려가 손 행장을 재신임하는 건 아닌 것 같다”고 덧붙였다.
최근 BNK금융지주는 임기가 1월말이나 손 행장처럼 3월말로 흩어진 경우를 12월 말로 일괄적으로 하기로 정했다.
그는 “그룹 내부에서 손 행장이 후배들을 위해서 물러나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김 회장은 내달 15일 쯤에 임원 임기 문제를 일괄적으로 결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손행장 귀추가 주목된다 정도로만 해주면 다 알아차릴 것이다. 내달 15일에 속 시원하게 알려주겠다”고 귀띔했다.
후임과 관련해서는 그는 “김지완 회장이 직원 500명을 교육할 때 손교덕 행장 후임은 경남은행 출신 중에서 행장을 뽑을 것이라고 천명한 바 있다”면서 “김 회장이 임원 임기 2+2 체계를 경영철학으로 삼아왔다. 손교덕 행장이 물러날 때가 됐다는 의미”라고 지적했다.
한편 김 회장은 그룹 계열사 사장 인사를 두고 모교인 부산대학교 출신을 편애한다는 지적에 대해 ‘부담스럽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임명된 조광식 BNK투자증권사장과 이윤학 BNK자산운용사장은 각각 부산대에서 경영학과 무역학을 전공했다. 김 회장은 이 사장과 전공도 같다.
이와 관련 BNK금융지주 고위 관계자는 “조직 특수성 때문에 부산, 경남에 연고지를 둔 CEO를 찾아야 했다”며 “두 사람만 스카우트 했는데 전부 부산대 사람이라고 오해한다”고 해명했다.
송금종 기자 song@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