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송금종 기자] 저축은행이 대출금리를 내렸음에도 올해 1분기 흑자를 달성했다. 금리를 내리는 대신 대출 자산을 늘려 수익을 극대화한 것이다. 그런데 최근 정부 정책에 따른 법정 최고금리 인하 움직임이 오히려 금융 소외계층을 양산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5일 저축은행 중앙회에 따르면 4개 대형 저축은행(SBI, OK, 웰컴, JT친애)의 1분기 가계대출 평균금리는 23.7%다. 대출금리는 지난해 4분기 대비 0.5%, 전년 동기 대비로는 3.1% 하락했다. SBI저축은행의 경우 금리가 1년 전보다 5.7% 떨어지며 변동 폭이 가장 컸다. SBI와 JT친애는 1분기 21%대 금리를 유지했고 OK와 웰컴은 25%대 금리를 유지했다.
대출금리가 떨어졌지만 79개 전체 저축은행의 순익은 전년 동기 대비 299억 원 오른 2496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 기간 대출금은 전년 말 대비 2조2000억 원 증가했다. 총 순익에서 이자이익이 차지하는 비중은 1355억원에 달했다.
중앙회 관계자는 “평균 이자율은 떨어졌지만 대출규모 자체는 커졌다”며 “중금리 대출이 활성화되면서 금리가 떨어졌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저축은행 대출금리는 앞으로 더 떨어질 전망이다. 정부가 대출총량 규제 일환으로 법정 최고금리 27.9%를 20%까지 낮추기로 해서다. 저축은행들은 또한 금리가 20% 이상이면 고위험대출로 분류하고 충당금을 50% 더 쌓아야 한다.
정부가 2금융권 가계대출 옥죄기에 나서면서 건전성 강화에 도움이 되지만 한편으로는 저신용자들이 금융혜택을 받지 못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법정 최고금리가 줄어들수록 저축은행들은 대출규모를 줄여야하고 리스크가 큰 저신용자들은 상대적으로 돈을 빌리기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최고금리 인하에 따라 은행들의 수익에도 어느 정도 영향이 미칠 것이라는 분석이다.
중앙회 관계자는 “금리를 내리는 것도 좋지만 대출을 못 받는 저신용자들이 사금융으로 내몰릴 우려가 있다”며 “탈락자를 위한 정부지원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은행의 경우 당분간 수익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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